“유통산업 육성·지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산업 / 송현섭 / 2017-11-26 18:23:04
한경연, 고용·내수·혁신·경쟁·규제정책 등 지원 필요성 제시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최근 국내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하게 육성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일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를 발표, 대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해 유통산업 정책 프레임이 규제 중심에서 육성 위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이미 국경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됐고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실상 하루 24시간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특히 유 본부장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이 보고서는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첫 이유로 고용 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고용비중이 전체 산업 평균치인 4.8%의 3배 수준인 14.2%에 달한다는 점을 꼽았다.


또 유통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 대형 복합쇼핑몰 1곳이 입점하면 5,000∼6,000명의 상시 고용이 이뤄지고 총 1만명 이상의 연관 취업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조장희·전현배·이윤수(2015년) ‘대형할인점의 진입이 어떻게 소매업 고용을 증가시키는가’ 보고서에서 신설 대형마트 한 곳이 200명의 지역고용 증가를 유발한다는 실증 연구에 근거한 것이다.


보고서는 두 번째로 관광산업과 연계한 관광 자원화로 유통산업이 내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략적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논거를 제시했다.


관광객의 쇼핑은 한국 관광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 대규모 점포가 해외 관광객의 소비, 관광 및 문화 체험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외국 여행사 관광상품에 여주 신세계, 파주 롯데 아울렛 등이 2014년부터 패키지 코스로 포함되는 등 대형 점포가 상당한 집객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이유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등장으로 시·공간을 초월한 유통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전략적 지원이 시급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세계적 유통회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수요 예측부터 주문, 매장 운영, 결재, 물류까지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낙후된 국내 유통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는 국내 유통산업 규모 자체가 적고 국내 유통기업의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어 글로벌 혁신 유통기업에 대한 패스트 폴로우(Fast Follow : 신속추격)전략조차 수행이 어렵다는 진단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국내 200대 유통기업은 2012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4년간 영업이익 24.8%, 순이익의 경우 40.5%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네 번째로 보고서는 국내 유통기업의 취약한 글로벌 경쟁력을 지적했다.


이는 2016년 기준으로 국내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개사 전체를 다 합친 매출총액이 128조4000억원대로 미국 코스트코(Costco) 1개사 매출액 137조8000여억원보다 적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국내 유통기업 전체의 매출액이 월마트 한 곳의 매출액 563조9000여억원의 22.8%로 약 1/5, 157조8000여억원인 아마존의 81.4%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포춘 글로벌 500’은 국내기업 포함 9개 산업군을 분석한 결과, 산업 내 글로벌 1위와 매출액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유통산업이었다고 밝힌 점에서도 확인된다.


전자와(1위 삼성전자) 철강(1위 China Minmetals와 4위 포스코간 격차)이 각각 1.0배, 1.4배이지만 유통은(1위 월마트와 6위 롯데쇼핑간 격차) 무려 19.1배에 달한다.


다섯 번째로 보고서는 최근 주요 선진국에서 유통규제를 완화하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국내에선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유통산업 전체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과거 대형 점포의 입점제한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왔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사전 허가기준 및 영업제한을 완화하고 있다.


영국은 도심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오히려 대형 점포의 교외 진출을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며, 일본은 1997년 미국이 대형 점포 출점규제를 WTO에 제소하자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회 상임위에 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28건 계류돼 대형 마트의 의무휴업·영업제한을 늘리고 대상도 복합 쇼핑몰·백화점·면세점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고서는 각종 국내 유통산업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법안 논의과정에 소비자의 선택권 및 편의 강화에 대한 견해가 배제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송현섭
송현섭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송현섭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