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곁에 다가온 지진공포③] "여전한 안전불감증"…장기적 지진 예방책 필요

산업 / 정종진 / 2017-11-17 15:18:54
내진설계된 건물 6.8% 불과<br>"지진위험 관리 강화해야"<br>종합자연재해보험 도입 검토 필요
1000여명의 이재민들이 흥해실내체육관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우리나라 건물의 93.2%(2016년 말 기준)는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아 정부와 보험사가 지진위험 관리 강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전국이 불안감에 휩싸인 가운데 일시적인 대책이 아닌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경주 지진 이후 보험개발원을 중심으로 손해보험사들이 지진전용 보험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지진 위험에 특화된 보험이 없어 국민들이 보험을 통해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보상받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중견·대기업들은 재물포괄담보를 포함하고 있는 패키지보험으로 지진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가입해 지진관련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은 화재보험 지진담보특약과 풍수해보험으로 선택의 폭이 제한된다.


지진담보특약의 경우 가입 실적은 매우 미미해 결국 개인과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지진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체 화재보험 가입건수 152만건 중 0.14%인 2187건이 지진담보특약에 가입했고 지진담보특약 보험료는 8492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지진의 경우 발생 주기가 길어 관련 리스크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한국이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국내에서 개인이 가입하고 있는 지진보험 규모는 매우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보험사들은 국내에 지진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가정 하에 지진담보를 제공했는데 지난해 경주 지진과 지난 15일 포항 지진으로 한국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지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독자적으로 지진 리스크를 담보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정부 주도의 상품개발이나 여러 보험사가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외국의 경우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지진에 따른 리스크를 보험사, 재보험사, 정부가 공유하는 형태로 정책성 지진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보험사가 모집하는 지진 리스크를 지진보험기구가 전부 보유하는 형태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손해보험사가 지진보험을 인수한 후 지진 리스크의 일부를 보유하고 나머지 부분을 일본지진재보험에 출재한다. 이 일부를 출재하고 초과하는 부분은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지진보험을 운영한다.


터키는 주택보유자는 민영보험회사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지진보험을 인수한 보험사는 지진보험 풀인 TCIP(Turkish Catastrophe Insurance Pool)를 이용해 보험사 간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가 지진 리스크 전부를 독자적으로 담보하는 것은 어렵다"며 "정부는 풍수해보험이 지진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풍수해보험을 종합자연재해보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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