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기업들, 일감 몰아주기 해소 '고심'

산업 / 여용준 / 2017-08-11 16:06:01
기업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 높아…오너 지분 정리, 직계약 거래 등 방안 모색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가운데 주요 타겟이 될 시스템통합(SI)기업들을 중심으로 ‘일감 몰아주기’ 해소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대기업의 ‘전산실’과 같은 역할을 하는 SI기업은 내부거래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고 총수 일가의 지분도 대체로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가장 첫 번째 타겟이 될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기업들이 스스로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한화S&C는 11일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운용하는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컨소시엄(스틱컨소시엄)에 한화S&C의 정보기술 서비스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 44.6%를 2500억원에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화S&C는 오는 10월 중으로 기존 존속법인과 사업부문 법인으로 물적분할되며 스틱컨소시엄은 분할된 사업부문 법인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이로써 한화S&C의 존속 법인에는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 지분 및 조직 일부만 남게 된다.


스틱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한화S&C 본입찰에 참여했으며 31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지분이 50%,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씨가 각각 25%를 가지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S&C 사업부문 법인이 설립되면 오너 일가를 기준으로 손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며 “앞으로 신설법인에 대한 대주주의 지분율을 낮추기 위한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SK그룹의 SI계열사인 SK㈜는 앞으로 모든 정보기술(IT) 서비스 중소 협력사와 직계약 거래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거래대금도 모두 현금으로 지급한다.


대기업이 직접 모든 협력사와 계약을 맺어버리면 1차 협력사 입장에선 그동안 2차 협력사와 계약하던 물량이 줄어 매출이 감소할 수 있지만 그만큼 대기업의 일감이 1·2차 모든 협력사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장점이 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프로그램 구매 등 글로벌 기업이 포함된 거래는 직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SK㈜는 다른 SI기업과 달리 2012년 이후 매년 내부거래 비율이 축소됐다. 지난 2012년 64.9%였던 내부거래 비율은 지난해 45.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최태원 SK 회장 23.4%,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7.46% 등 총 30.86%로 현행법상 기준보다 0.86%가 넘는다.


관련법에 따르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가 넘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한진그룹 오너 일가들은 그룹 내 SI기업인 유니컨버스의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조 사장은 이 뿐 아니라 유니컨버스를 포함한 한진칼과 한진정보통신, 한국공항, 진에어 등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SI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위한 움직임에 나서면서 다른 SI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기업들의 주요 SI계열사는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 LG CNS, 롯데정보통신 등이 있다.


이 중 삼성SDS는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17%로 다소 높은 편이긴 하나 제재 대상이 되지 않는다. 현대오토에버도 지난 201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신의 지분 9.86%를 레졸루션얼라이언스코리아에 매각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현재 현대오토에버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분 19.46% 뿐이다. LG CNS는 ㈜LG의 지분이 85%에 달하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3%에 불과하다.


반면 롯데정보통신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10.45%, 신동빈 롯데 회장이 6.82%, 신동주 전 부회장 3.99%, 신영자 이사장 2.41% 등 모두 24.1%로 규제 대상이 된다.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도 93.1%로 주요 SI기업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고객들의 개인정보 등 보안상 중요한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인 만큼 이를 외부에 맡길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부득이하게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며 “오너 지분율에 대해서는 이를 낮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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