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금속노조 '통상임금 소송' 갈등 격화

산업 / 여용준 / 2017-08-10 18:48:25
車산업협회 "패소시 생산거점 해외이전"…금속노조 "협상테이블 앉아야"
전국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자동차 업계에 통상임금을 두고 갈등이 커진 가운데 국내 5개 자동차 기업(현대·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생산거점의 해외 이전이라는 초강수를 내놓은 가운데 금속노조와 갈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통상임금 사안에 대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입장’을 통해 “통상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현실이 되면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국민과 사법부를 협박하는 성명”이라며 “소모적인 소송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임금 소송은 지난 2011년 기아차 노조원 2만7000여명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그동안 밀린 임금 소급액을 지급해달라”며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이다.기아차가 소송에서 패할 경우 3조원이 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의 동반 실적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에 패할 경우 기아차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협회는 국내 자동차생산의 37%를 차지하는 기아차의 경영·경쟁력 위기가 1·2·3차 협력업체로 전이되고 같은 그룹 현대차와 자동차 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런 차원에서 통상임금 사안의 실체적 진실과 자동차 산업과 기업들이 당면한 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상임금에 관한 사법부의 판결에 이뤄지기를 간절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13.6%, 고용의 11.8%, 수출의 13.4%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해 일자리 보존과 창출에 계속 기여할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은 성명에서 지금까지 정부 지침이나 노사 합의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통상임금 변화에 따른 ‘사후 소급’ 임금 지급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기아차와 소송을 진행 중인 금속노조는 같은 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를 앞세워 국민과 사법부를 협박하는 현대기아차그룹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을 냈다.


금속노조는 성명을 통해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사측이 패소할 경우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겠다며 국민과 사법부를 협박하는 성명”이라며 협회의 입장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어 “지난 6월 20일 양 측 간의 사회적 교섭과 합의, 재원중 일부를 노사공동 일자리연대기금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했었다”며 “당시 현대기아차그룹은 통상임금이라는 존재하지도 않은 돈으로 생색만 내려한다며 언론을 이용해 금속노조를 공격하면서 대화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통상임금은 노동자들에게 당연히 지급했어야 할 노동의 대가”라며 “현대기아차그룹은 생산기지 해외이전 운운하며 국민을 상대로 협박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금속노조와의 교섭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막대한 소송비용이 들고 있는 통상임금 소송을 서로 거두고 체불임금 규모를 대화로 합의해 그 재원으로 일자리 창출기금 조성 논의로 나아가 보자는 금속노조의 제안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의 물꼬를 트는 현실성이 가장 높은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기아차와 노조간의 통상임금 소송에 대해 오는 17일 1심 선고가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률적 쟁점 검토 작업을 거의 마쳤으나 원고 목록 확인 등 추가 검토가 필요해 추후 선고기일을 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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