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기부금 이사회 의결'…삼성, 경영쇄신 돌입

산업 / 여용준 / 2017-02-24 15:18:16
"정경유착 고리 끊겠다" 의지…특검 종료 후 미전실 해체, 최지성·장충기 사의
▲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창업 79년 이래 첫 총수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삼성그룹이 경영 쇄신에 들어간다.


삼성그룹은 앞으로 10억원 이상 기부금은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집행하도록 의무화한다. 또 지난해 말 국회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속한대로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할 방침이다. 해체 일정은 특검이 종료한 직후인 다음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방침은 24일 오전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규정 개정을 통해 먼저 반영된 뒤 여타 계열사로 확대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기부금과 후원금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이사회 규정에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규정에는 500억원 이상의 기부금에 대해서만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돼 있다.


삼성이 ‘이사회 의결’ 기부금 액수를 대폭 하향한 것은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초유의 상황에서 정경유착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날 삼성 뿐 아니라 SK그룹 역시 10억 이상 기부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과 22일 이사회에서 10억원 이상 기부금이나 후원금, 출연금 등을 낼 때 이사회 의결을 의무화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재계 전반에서 ‘기부금 10억 이상 이사회 의결’ 원칙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또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전실’을 해체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24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이 사표를 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며 “미전실 해체를 포함한 쇄신안을 발표할 때 두 분의 거취 문제도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수사 기간 연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오는 28일로 활동을 종료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초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 수사가 한 달간 연장되면 미전실 해체 작업과 두 사람의 거취는 그만큼 순연된다.


미전실 해체가 3월중 이뤄질 경우 삼성의 쇄신안 발표 속도도 그만큼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로 자율경영과 이사회 활동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간 미전실이 담당했던 계열사 간 업무조정, 경영진단, 채용, 인수합병(M&A) 기능은 삼성전자·생명·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로 분산 이전될 전망이다.


그룹 공통의 사안에 대해서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회의 등을 통해 풀어나갈 예정이다.


미전실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 7개 팀 편제로 이뤄져 있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 명이 근무한다.


미전실이 해체되면 이들은 원래 소속됐던 계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약속한 대로 미전실을 반드시 없앨 것”이라며 “시기는 이미 밝힌 대로 특검 수사 종료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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