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인증제 7년 ‘답보상태’…제 역할은 언제쯤

산업 / 정은하 / 2017-08-08 18:18:14
전문가들 이구동성 “문제 있다”…분별력·신뢰성 요구
8일 오전 국회에서 올해로 7주년을 맞은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를 개선·발전시키기 위한 정책토론회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 이대로 좋은가?'가 열렸다. 좌측부터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신호 차의과대학교 교수,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사진=토요경제>

[토요경제=정은하 기자] 자율인증을 원칙으로 하는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가 의료질과 환자안전 향상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에선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의 평가와 발전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건립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인증을 받은 기관은 15%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의료질 향상과 서비스질 향상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 논의를 하고 의료기관 평가인증제도가 조기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점검해야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와 이주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연구원장은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의료기관의 질적 향상에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평가의 실효성마저 의심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의 발전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토요경제>

김윤 교수는 "인증은 정보 공개가 굉장히 중요한 정책적 기전"이라며 "현 인증제도는 등급과 인증, 뷸인증 여부만 공개하고 있어 투명하지 못하고 의료기관 질적 향상에 충분히 활용되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기관평가인증제도의 문제점으로 ▲급성기 중소병원의 낮은 인증 참여율(11%) ▲수준 낮은 인증기준으로 인한 환자 안전과 의료질 담보 곤란 ▲인증제도의 낮은 변별력 ▲편법 인증과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낮은 신뢰성 ▲인증평가결과의 최소 공개 ▲인증원 운영의 투명성 부족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보장되는 민간 기구와 정부 기구가 필요하며, 반자발적 규제를 폐지하고 강력한 참여 유인을 부여하면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인증·불인증만 나타내던 것을 의료 수준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눠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고 종별가산율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회·협회 참여 기반 인증평가의 확대 ▲병원 근무 환경 평가 기준 추가 ▲변별력을 위한 목표 기반 절대평가 기준의 도입 ▲신뢰도를 위한 불시 평가제 도입과 평가요원 이력관리제 ▲인증제도의 공익성을 위한 정부기구 설치 또는 인증위원회 활성화 ▲국가 의료질 거버넌스를 위한 의료질향상심의위원회 설치 등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인증원 출범이 7년째이나 인증원은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의 향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계획으로 운영되며 어떤 실적을 내는지 등에 대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인증원 홈페이지에는 이사가 누구인지도 공개돼 있지 않으며 연보조차 없다. 불투명한 운영이 인증원의 여러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주호 정책위원장도 “건강보험의 재정, 의료전달체계, 평가인증사업 그중에 제일은 인증이다. 어떤 평가 인증기준인가에 따라 각 의료기관의 비전과 전략, 조직관리, 운영방식이 확 달라진다”고 짚으며 “적정 인력확보, 평가주체, 방식과 지표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없는 지금의 평가제도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또 “낮은 인증신청 비율 때문에 인증을 신청하는 의료기관은 100% 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 의료의 질이 낮은 아래 단계의 10~20% 의료기관의 민원을 무시할 수 없다보니 ‘수용성’이라는 이름하에 계속 하향식 평준화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면서 “2019년 3주기 시행을 앞두고 2017년과 2018년이 중요함으로 본격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 나와야 한다. 1·2주기가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시스템에 적응하는 ‘수용성’이 키워드였다면 3주기는 ‘분별력’과 ‘신뢰성’이 키워드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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