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심층진료’ 시범사업…‘3분 진료’ 관행 깨질까

산업 / 이경화 / 2017-08-07 16:25:47
“의료전달체계 확립될 것” vs “대기시간 더 길어져” 시각차
서울대병원 의사가 소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보건당국이 서울대병원 등 일부 대형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오는 9월부터 ‘15분 심층 진료’ 시스템을 시범 도입키로 해 ‘3분 진료’라는 의료계 고질적 진료 관행이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7일 “3분 진료의 문제점을 개선키 위해 여건을 갖춘 서울대병원 등 2~3개 병원을 대상으로 심층진료 제도를 시범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며 “시범사업 기간에라도 15분 진료 준비를 마치는 병원은 추가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환자 한 명당 할당된 진료 시간이 너무 짧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불만이 의료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대형대학병원) 15분 진료 진찰료(초진) 수가를 현재 2만4040원에서 최고 4.2배인 9만~10만원으로 인상해 책정할 방침이다. 진료시간 확대에 따른 외래환자·수익 감소에 대한 보완책이다. 심층 진료 대상은 한정적이다. 내과·소아청소년과 등의 중증환자나 희귀·난치병 환자,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못 하거나 치료가 힘들다고 의뢰한 초진 환자에게 일단 적용키로 했다.


다만 진단·치료가 힘들어 의뢰한 초진환자의 경우 진료비 부담이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범사업기간에는 현 수가와 새 제도 차액의 5~10% 정도만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환자부담은 2만7340~3만1640원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진료 시간으로 제대로 된 진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최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15분 진료 시범사업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시 북부병원은 초진 30분·재진 10분 이상을 원칙으로 운영 중이며 앞서 서울대병원은 별도로 토요일 외래진료를 개설해 초진에 한해 15분 진료를 해왔다. 삼성서울병원도 심장클리닉을 처음 방문하는 환자에 한정해 진료 시간을 15~20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의 한 교수는 15분 진료 도입과 관련해 “선택진료제를 비롯한 초·재진 환자 비율과 수술 횟수 등에 의해 인센티브가 차등 지급되는 방식이 3분 진료를 부추긴 경향이 있다”면서 “환자와 충분히 얘기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된다면 의사로서 더 없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외과 개원의는 “대학병원에서 15분 진료 체계가 굳혀진다면 중증질환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벼운 경증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상반되는 시각도 있다. 김윤 서울의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환자가 계속 대학병원을 고집한다면 15분 진료를 한다한들 현재의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개인의원과 중소병원들의 의료 질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종합병원 교수는 “진료비를 올려도 무조건 대형병원만 고집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러한 쏠림현상은 개선하지 않은 채 진료시간 확대 시스템을 시행하면 오히려 환자들의 대기시간만 길어지고 불만족을 키울 것”이라며 “지속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심층진찰료 수가도 현실적으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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