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다고는 했는데"…가상화폐 제도 마련 '오리무중'

산업 / 유승열 / 2017-08-06 14:43:18
정부,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방안 '지지부진'<br>가상화폐 거래량 급증…범죄악용사례도 많아져<br>"비트코인 거래내역 보고 등 법적의무 부여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비트코인(Bitcoin)이나 이더리움(Etherium)과 같은 디지털 가상화폐(이하 '가상화폐')의 거래량이 기하흡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작년부터 가상화폐를 제도권 내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기재부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은 디지털화폐 제도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지난 3월까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자 했지만, 아직까지도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화폐 제도화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가 개최돼 제도화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 동의한 부분에 대해서도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정책보다는 분산원장기술(block chain)에 기반을 둔 금융서비스 분야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려면 '한국은행법'을 개정해야 하고 대외지급수단으로 본다면 '외국환거래법'을 바꿔야 하는데, 당장 법적인 정의를 내리는 것 조차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어 정부는 지난 2월16일 신산업규제혁신 관계장관회의에서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할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 방안은 확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정부의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 방안이 지지부진해지는 동안 가상화폐 시장은 점차 커졌다.


가상화폐에 대한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는 크립토-커런시 마켓 캐피탈라이제이션(Crypto-Currency Market Capitalizations)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 세계 741개의 가상화폐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67개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으며, 총량은 251억9611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비트코인 거래소(빗썸, 코빗, 코인원)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22억5000만원(2015년 1월~2016년 10월 중 평균), 전세계 거래의 0.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이에 따른 범죄 악용 가능성도 점차 증대됐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의 경우 급격한 가치 상승 및 버블 가능성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투기 대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 및 기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비트코인 버블로 인한 가치 상승은 비트코인을 둘러싼 각종 범죄가능성을 점차 증가시키는 요인이 됐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결제는 익명성이 높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실크로드'(Silk Road)로 불리는 마약류 등의 불법적인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가 가지는 통제 불가능성으로 인해 악용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선진국의 경구 최근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해킹으로 인한 소비자 손실과 실크로드와 같은 마약거래의 결제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러시아와 베트남은 비트코인 거래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중국도 시중은행의 비트코인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추세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비트코인 거래는 허용하되 법정화폐로 인정하지 않고 거래 차익에 소비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유럽은행감독청(EBA)에서도 상업용 거래에 가상화폐를 사용할 경우 유럽연합(EU) 법에 규정된 환불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밝혔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중앙은행 들도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가상화폐 가맹점에게 비트코인을 이용한 거래내역을 관계 당국에 보고하도록 하는 등 법적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는 온라인상에서 현금과 유사한 형태의 금융거래 및 지급결제를 수행하고자 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궁극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정착할 것이라며 가상화폐의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가치 안정성과 관련된 평가기준을 제정해 직접 평가하거나 신용평가회사가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상화폐 악용에 따른 피해액을 줄이기 위해 전자화폐나 선불카드처럼 가상화폐 환전 한도나 출금한도를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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