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법’ 내일부터 시행…첫 단추 잘 꿸까

산업 / 이경화 / 2017-08-03 17:37:10
에이즈·만성간경화 말기환자도 호스피스 적용…기대와 우려 여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사진=인천성모병원>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2016년 1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웰다잉법으로도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 완화의료·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 중 호스피스 분야가 4일부터 시행된다. 존엄사 요건을 규정한 연명의료 분야는 6개월 뒤인 내년 2월 시행 예정이다. 이를 두고 20여 년간 치열한 찬반 논쟁을 거듭해 왔으나 말기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직면할 난관과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도 여전하다.


‘웰다잉법’ 내일부터 무엇이 달라지나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앞으로 말기 암 환자뿐 아니라 회복이 어려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와 만성폐쇄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 환자 등도 가정이나 지정병원 입원병동에서 의료진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남은 시간 동안 인간적 품위를 지키며 편안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서비스다.


현재 국내에선 상급종합병원(복지부 심사 통과 후 3년 유지) 43곳 중 16곳, 대학병원 40곳 중 10곳 등을 포함해 대략 70여 곳 의료기관에서 호스피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부는 생존기간이 길고 질환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말기 암 이외의 다른 말기 질병도 그 특성을 고려해 일반병동에 입원하거나 가정에서 지내며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자문형·가정형 호스피스 모델을 마련했다.


자문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에는 그동안 호스피스 병상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던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병원 등 20곳의 의료기관에서 시행된다.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은 서울성모·고대구로·아주대·인천성모병원 등 25곳의 의료기관에서 각각 시행되며 1년간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제도와 수가체계를 보완해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내년 2월부터는 요양병원도 호스피스 제공기관에 포함된다.


앞서 지난달 중앙호스피스센터로 국립암센터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으로는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이 선정됐다. 중앙호스피스센터는 호스피스 교육·훈련, 호스피스 연구, 사업계획 수립, 홍보 등을 주도할 예정이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자신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에 따라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연명의료 관련 규정, 즉 존엄사는 내년 2월부터 시행돼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호스피스 확대·연명의료 중단…기대와 우려 여전


이 법은 연명의료와 호스피스 대상 질병 등을 두고 20여 년간 치열한 찬반 논쟁을 거듭해온 만큼 관심도 또한 높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은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제정돼 연명의료 분야에 있어선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고, 호스피스 제도는 말기 암환자에게 말기 비암 질환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등 호스피스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우려됐던 질환별 말기 환자에 대한 진단기준이 세워졌다. 말기환자는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명이 임상적 증상, 다른 질병이나 질환이 있는지, 약물 투여나 시술에 따라 개선되는 정도, 종전의 진료 경과, 다른 진료 방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토록 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협의해 질환별로 말기환자에 대한 진단기준을 마련했으며 법 시행과 함께 관련 지침에 이 기준을 반영해 진료현장에 배포키로 했다.


또 의료계의 고질적인 수가문제와 관련해서도 시범사업을 1년 동안 운영한 뒤 제도와 수가체계를 보완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연명의료결정법과 관련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한국의료윤리·대한암학회 등 13개 단체는 앞서 “말기·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들이 편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제정된 법이 입법 취지와 반대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면서 “진료 현장 적용에 문제점이 많은 만큼 시범사업과 함께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처벌 조항은 유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과장은 이와 관련해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결정 제도는 의료계·학계·종교계의 의견이 모이지 않으면 결코 안착할 수 없다”며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제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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