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제약·바이오 정리…CJ헬스케어 매각 착수

산업 / 이경화 / 2017-11-10 17:40:46
신약개발·투자부담 한계에 시장 철수 ‘지분 가치 1조 예상’…매각 협상 기업에 쏠린 눈
CJ헬스케어 본사. <사진=CJ헬스케어>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CJ그룹이 제약바이오사업을 정리하고 CJ헬스케어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가 1조원까지 거론될 만큼 평가가 좋다. 아직은 CJ헬스케어의 주요 인수 후보가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모펀드와 해외업체가 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지만 국내사가 인수에 나설 경우 단숨에 국내 제약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제약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제일제당의 자회사인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해 인수 대상자 모집에 들어갔다. 인수 후보로 외국계 사모펀드와 국내외 제약사 등 10곳 안팎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CJ 측은 매각뿐만 아니라 상장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룹과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계획대로 매각이 성사되면 CJ는 제약사업 진출 후 33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하는 셈이다. CJ제일제당은 1984년 유풍제약을 인수하며 제약사업에 진출했다. 2006년 한일제약까지 품에 안으며 덩치를 키웠고 2014년 4월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를 분사해 독립법인인 CJ헬스케어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CJ헬스케어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으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 장기화 등 시장상황이 좋지 않자 중단한 바 있다.


CJ가 제약사업 매각을 결정한 데는 그룹 내 다른 사업군보다 낮은 수익률과 예측할 수 없는 시장반응,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CJ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5208억 원, 영업이익은 679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업계 10위권 안에 들지만 그룹 전체로 보면 턱없이 작은 비중이다. CJ CGV는 지난해 1조4322억 원, 영업이익 703억 원을 기록했으며 CJ E&M은 매출 1조290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식품 등 주력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나머지 사업은 과감히 개편하겠다는 이재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 다수 시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핵심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매각 자금은 향후 투자 여력을 확보해 M&A와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개발 중인 신약후보군을 비롯해 컨디션 등 소비재 시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업계에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국내 기업의 상황으로 볼 때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나 다국적 제약사를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모펀드는 국가 간 거래에 더 장점이 있는 만큼 CJ헬스케어를 인수해도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과 셀트리온 등 국내 제약사가 인수에 나선다면 국내 제약 시장 판도가 단숨에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제약업계는 CJ헬스케어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제약사업에 도전했다가 철수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의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 근화제약에 지분 100%를 매각했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도 한독약품에 자회사인 태평양제약을 매각한 바 있다. 각종 규제와 글로벌 진출의 어려움 등 불확실성이 큰 제약산업의 특수성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산업의 성장잠재력을 이끌 수 있는 정부의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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