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국회도 법조계도 ‘한 목소리’

산업 / 여용준 / 2016-05-31 14:22:25
▲ 31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IFC 앞에서 불매운동으로 수거한 옥시레킷벤키(옥시) 제품을 모아놓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 85% “도입 찬성”
법조계, 서명운동·논의 진행
소비자 97% “반드시 필요”
정부·여당 “도입 신중해야”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에 대한 검찰조사가 이어진 가운데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더 많은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3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중 85%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찬성했다. 이번 조사는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127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설문에 응한 127명 의원의 소속 정당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122명 중 41명(34%), 더불어민주당 123명 중 61명(50%), 국민의당 38명 중 20명(53%), 정의당 6명 중 2명(34%), 무소속 11명 중 3명(28%)이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반대한 9명은 ‘현행 법률에 위배’, ‘장기적 과제로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 ‘과도한 손해배상으로 기업 활동의 위축 우려’, ‘기업의 투자 의욕 상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 가운데 20대 국회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피해 입증책임을 기업에 전환하는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에게 치명적인 제품을 만들어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기업의 책임은 국민 상식적 수준에서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런 비극적인 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제도적 개선안 마련은 피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징손모)은 같은 날인 31일 서울 교대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열었다.


징손모 측은 “최근 모든 국민을 경악하게 한 ‘옥시사태’를 계기로 고의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식품, 약품, 세제 등 생명과 신체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제조물’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으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100명의 실명 서명 법조인과 함께 “(가칭) 징벌적 손해배상을 생각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을 결성했다.


대법원은 다음 달 국회입법조사처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논의하고 민사 법관 포럼에서는 위자료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가장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30일 소비자시민모임이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7%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매체와 인터뷰에서 옥시레킷벤키저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권 의원은 “현재 법 체계로도 (옥시에) 손해배상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으며, 그전에 인과관계 화학적·의학적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옥시라는 가해자가 명확하므로 이렇게(선 손해배상, 후 구상권 청구) 하면 법률체계가 흔들릴 뿐 아니라 걷잡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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