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⑤] 전문가들 "예상 밖 고강도 대책…주택수요 감소 불가피"

산업 / 유승열 / 2017-09-07 11:16:15
"투자수요 감소로 주택가격 하락"<br>"전세·분양시장 타격 입을 것"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2일 정부가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고강도 대책이라며 전방위 종합대책이 총망라됐다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대책은 12년 만에 나온 초고강도 대책으로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라며 "주택시장의 투자수요가 줄면서 시장의 트랜드도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대출을 더욱 옥죔으로써 주택 투자 욕구가 사전에 차단되면서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전문위원은 "1주택자도 양도세를 안내려면 2년 거주하라는 것은 투자 목적의 집은 사지 말라는 것"이라며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자금출처내역 제출 등의 규제가 가해지면서 앞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서울 11개구는 투기지역까지 중복 지정되면서 규제의 강도가 세졌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 때 검증됐던 세제와 금융정책을 대폭 강화하면서 시장에 주는 영향력과 실효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센터장은 "이미 조합설립인가가 난 곳이나 조합인가가 임박한 곳은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면서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너무 강력한 대책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는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 주택 임대시장의 80∼90%를 민간이 공급한다"며 "다주택자를 잡는 것은 민간투자를 위축시켜 전세난이 심화되는 등 서민 경제에 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인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분간 주택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며, 집값 상승의 근원지가 재건축이었던 만큼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따라 재건축 지위 양도가 금지된 것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상승의 시발점인 재건축 거래가 금지되고 양도세 요건이 강화됨에 따라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내년 4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서둘러 집을 팔려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단기간에 매수세가 위축되고 내년 4월 전까지 양도세 중과 등 세금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세시장이 다시 요동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수도권 내 아파트 전세가율이 현재 70~80%로 높아진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전세금을 빼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고, 매매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 전셋값이 급등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집을 사지 않아 전셋값이 불안해질 경우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추가 규제가 빨리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분양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강도 높은 규제로 집을 사거나 분양을 받는데 돈줄을 옥죄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기지역 내 주택은 청약 수요가 급감할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다주택자들이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으로 양도세 중과 등을 피해가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세금을 올려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대책의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수요대책은 장기적으로 한계가 있고 효과도 크지 않았는데, 이번 대책도 모두 수요 규제에 치중됐다"며 "장기적인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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