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소비자의 힘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를 뜻하는 스마트슈머, 창조적 소비자인 크리슈머, 체험적 소비자인 트라이슈머 같은 새로운 소비계층을 이르는 신조어들이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비자의 의견을 제품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은 식품업계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신제품 개발·기존 제품 개선에 반영하거나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해 베스트셀러로 안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면 소비자의 입맛이 날로 까다로워지며 출시 이후 불과 몇 달 만에 자취를 감추는 제품도 있다. 소비가 일종의 권력인 셈이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영향력은 경제 전반으로 퍼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데 소비심리가 핵심변수로 부상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일 들려오는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소식은 기업들이 이런 맥과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최근 상생 기업 이미지를 내세워오던 유한킴벌리는 10여 년간 정부입찰에서 담합을 주도한 뒤 현행법을 교묘히 이용해 대리점들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벌을 떠넘긴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 원성을 사고 있다. 이 기업은 절반이 넘는 점유율로 사실상 생리대 시장을 장악하면서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정위는 가습기살균제 제품의 유해성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또 햄버거 가격 인상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등 유명 햄버거 기업들에 대한 사유 조사에도 들어갔다.
이동통신사들 또한 가격을 부당하게 책정했거나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업자가 셋밖에 안 되는 과점시장 구조에 기대 통신요금 인하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이라면 이들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소비자들로선 실망을 넘어 심한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뿐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 납품한 가공업체들을 무더기 적발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사용·보관하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스키장, 눈썰매장, 빙상장 내 식품취급업소들도 발각됐다.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엔 원산지를 속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한 양심불량 기업들도 대거 적발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들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금리와 불황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한 푼이 아쉬운 사업주는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신뢰를 깨는 데 대한 두려움과 스스로에 대한 양심으로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없다. 지금은 날로 커지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사회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더 큰 것을 잃는다는 소탐대실의 사자성어를 되새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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