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빈자리'…권오현 부회장 '광폭 행보'

산업1 / 여용준 / 2017-08-01 16:17:44
'총수 부재' 속 새정부 스킨십 강화…글로벌 경영 시동
▲ 지난달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에 앞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등 참석 기업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 2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수감 된 이후 삼성전자의 경영 전면에 나서며 총수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특히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반도체와 시스템LSI 부문에서 근무하다 201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총괄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신종균 IM(IT·Mobile)부문 대표이사, 윤부근 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 등과 함께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삼성전자의 사업부문을 이끌어왔다.


대외적으로 거의 나서지 않았던 권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총수 자리에 공백이 생기자 전면에 나서 대외업무를 챙기고 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총수 공백이 생긴 가운데 새 정부와의 접촉을 강화하며 기업 살리기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저녁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2일차 간담회에서도 권 부회장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과 함께 전문경영인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권 부회장에게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기도 하고 반도체 라인이나 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항상 삼성이 우리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주셔서 아주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권 부회장은 “기쁨이라기보다 더 잘돼야 하니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거 권 부회장은 “반도체는 당연히 잘 알아서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현재 반도체도 인력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해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인력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며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6월 23일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최고위 경영진과 첫 간담회에 참석해 심도깊은 대화를 나눴다.


권 부회장은 이날 대화를 마친 뒤 “정부 시책들에 대해 이해가 많이 됐다”며 “소통의 기회가 처음인데 좋은 결과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6월 27일 문 대통령과 방미 경제인단 자격으로 미국에 방문해 워싱턴 D.C에서 사우스케롤라이나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3억8000만달러 규모의 가전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또 오스틴에 소재한 반도체 공장에 대해서도 2020년까지 15억달러 규모를 투자할 예정이다.


또 6월 7일에는 미국에서 애플 경영진과 만나 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OLED) 공급에 따른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연말까지 애플에 아이폰8용 OLED 패널 1억대 분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이폰에 OLED 패널이 장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권 부회장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대규모 M&A나 신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필요하다는게 재계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대규모 투자나 M&A에 차질을 빚을 수 없기 때문에 중장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는 이 부회장의 복귀 뒤로 미뤄둘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초 1일 오전 10시 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에 대한 신문이 길어져 2일 중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고인 신문이 끝난 후 3일과 4일에는 특검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 측 간의 공방 기일이 열린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오는 7일 결심 공판을 열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 기한은 오는 27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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