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최저임금 인상 쇼크에 우려 확산

산업 / 이경화 / 2017-07-31 17:25:37
영세 의료기관 경영난 가중…적정수가 등 대책 마련 촉구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2018년 최저임금이 전년(6470원) 대비 16.4%, 7530원으로 대폭 인상됨에 따라 의료계에서 경영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소규모 병·의원들은 그야말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쏟아진다.


대구지역 한 개원의는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간호사·간호조무사, 의료기사(임상병리·방사선·물리치료사 등)의 월급 인상이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 입장에선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의료 수가인상률(매해 2~3%)에 비해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지역 또 다른 개원의는 “야간진료·휴일근무추가수당, 사업자부담의 4대 보험 등을 더하면 실질 최저 시급은 1만원 수준”이라며 “결국 직원 채용을 줄이고 무인접수기 등을 놓아 혼자 진료·수납을 모두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자조했다.


이에 31일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최저임금 상승은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을 고사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수가 현실화와 동네의원 신용카드 수수료·세제 혜택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의협은 “건강보험 적정수가 인상을 위한 특단의 정부 재정지원을 요청한다”며 “0.8%의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세액감면 대상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폭 확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대책으로 근로자 수 30인 미만이면서 매출액 등 사정이 열악한 곳을 대상으로 재정 지원 방침을 밝힌 만큼 소상공인 지원 대상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의협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회원들의 고충을 해결키 위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1차 의료기관 활성화를 위해선 동네 병·의원의 경영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의협의 이 같은 방안에 동의하면서 두리누리 제도의 기준액 인상을 언급했다. 두리누리는 10인 이하의 사업장에 한해 월급 140만원 이하의 근로자에게 국가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을 지원해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월급 130만원을 받는 근로자의 경우 연간 약 1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협 관계자는 “의협이 정부에 요구한 세 가지 방안에 더해 현재 140만원을 기준을 하고 있는 두리누리 적용금액을 160만원 선으로 인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개원가의 부담을 덜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환영의사를 밝히고 내년도 최저임금 기준에 따른 연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간호조무사들은 20만이 넘는 취업자 중 70% 이상이 5인 미만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무협 관계자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반가운 일인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약속이 우리 간호조무사를 위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면서 “상시적으로 간호조무사들의 근로환경 조사를 통해 잘 지켜지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원가이하 수가 정책을 펴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서 고액 임금 인상은 의료기관을 더욱 옥죌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병·의원의 줄도산을 초래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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