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협회 "리베이트 근절 외쳤지만"…연이어 적발

산업 / 여용준 / 2016-05-23 15:50:22

50억원대 '역대 최대규모' 포함
‘보여주기식’ 아닌 견제·감시 필요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제약업계 오랜 관행인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제약협회가 발벗고 나섰지만 연이은 리베이트 적발로 이같은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의약품 도매업체뿐 아니라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제약사 29곳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제약회사 중에는 국내 유명 제약회사 4곳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의약품 도매업체 6곳으로부터 18억여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 등)로 전주 J병원 이사장 A(60)씨와 도매업체 대표 B(47)씨를 구속했다.


의약품 도매업체 관계자와 병원 관계자 2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병원과 도매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할인된 값으로 의약품을 납품한 제약회사 29곳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변철형 부장검사)는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조건으로 의사에게 50억원대의 뒷돈을 건넨 혐의(약사법 위반)로 제약회사 파마킹 김모(70)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이 회사 관계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10년 1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영업사원을 통해 전국 병·의원 의사에게 현금과 상품권 등 총 56억원 상당의 금품을 준 혐의를 받는다. 이는 역대 리베이트 수사 사상 최고액이다.


파마킹으로부터 300만원 이상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 등 병·의원 관계자는 274명에 달한다.


이중 3억6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총 37차례에 걸쳐 챙긴 혐의를 받는 부산 소재의 한 내과의원의사 신모(58)씨는 구속 기소됐다. 이 또한 역대 개업의 리베이트 수수 사건 가운데 최고액이다.


제약협회는 지난달 26일 리베이트 행위 근절을 위해 ‘리베이트 제약사 명단 공개’라는 초강수를 띄웠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에는 회사명과 의료기관명이 삭제돼 ‘보여주기식 내부공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제약협회 고위 임원은 “외부에서 보는 시각과 달리 충분히 내부적인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업계에서 제일 강력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경쟁사이기 때문에 내부 공개만으로도 충분한 감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 국장은 “내부에서만 공유하고 서로 하지 말자고 다짐하는 식이라면 사실상 보여주기식에 그칠 것”이라며 “자체적인 리베이트 근절 노력을 한다는 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어떤 견제나 감시가 없는 상황에서의 노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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