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CJHV 합병 ‘무기한 연기’…곳곳에 ‘잡음’

산업 / 여용준 / 2016-05-23 14:55:23
▲ 지난 2월 26일 오전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이사가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안이 가결됐다고 취재진에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액주주들 소송 제기
“합병비율 재산정해야”
방송법 개정, 20대 국회로
‘여소야대’, SKT에 불리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이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양측은 합병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마쳤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결과가 나지 않아 ‘무기한 연기’ 상태다.


공정위의 심사기간이 길어지자 합병을 확실시 했던 관계자들도 서서히 동요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23일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돼 손해를 입었다며 CJ헬로비전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을 상대로 공동 소송을 제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 주식 총 3만3111주를 보유한 소액주주 17명은 이날 오전 CJ헬로비전과 김진석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비율이 애당초 불공정하게 산정됐고 합병 기일이 늦어지면서 더욱 실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해 상당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은 “합병 기일이 4월 1일에서 무기한 연기되면서 기존의 합병 비율로는 주식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게 됐다”며 “합병 비율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시장 지배력 전이를 막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이번 합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안은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고 있지만 20대 국회에서 재상정될 것으로 보이면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1월 26일 방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SK텔레콤은 닷새 후인 12월 1일 인수·합병 심사 서류를 정부에 제출했다.


19대 국회에서 통합방송법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정부가 직접 내놓은 유일한 방송법 개정안이다.


정부는 방송법 개정안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다른 사업에서의 지배력이 유료방송 사업으로 부당하게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신설 조항을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런 입장은 이번 인수·합병 심사 결과를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정부는 인수·합병에 따른 시장 지배력 전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할 경우 이를 승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설령 승인하더라도 업계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충분한 조건을 붙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국회에서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보면 정부 스스로 시장 지배력 전이를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인수·합병 심사 결과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은 임기가 일주일 정도 남은 19대 국회에서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은 오는 29일을 마지막으로 폐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가부를 결정하는 핵심인 통합방송법이 20대 국회에서 재추진, 입법과정을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이뤄지면서 SK텔레콤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불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음을 처음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우리는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앞서 예상한 이익을 얻는 데 실패할 수 있다”며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은 관계 당국의 승인을 조건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같은 사실이 처음 공개된 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정정 공시를 통해 뒤늦게 우리말로 번역해 국내 공시에 추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정정공시에 대해 “애초 한글 보고서를 실수로 첨부하지 않았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이 담긴 내용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당초 CJ헬로비전의 합병기일을 지난 4월 1일로 정했다가 현재 ‘무기한 연기’로 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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