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욕설'…기업들, 상담원 인권보호 움직임

산업 / 조은지 / 2017-07-31 14:52:09
직원 처우 개선·상담 선(先) 종료 등 보호제도 실시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조은지 기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 딸일 수 있는 전화상담원에게 무차별하게 쏟아지는 성희롱‧욕설 등에 대해 업계가 직접 인권보호에 나섰다.
위메프는 전화 상담센터의 운영 중 불가피한 상황에서 상담사들이 대응을 직접 종료할 수 있도록 하는 ‘고객 상담 선(先) 종료’ 정책을 본격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위메프가 상담사의 인권보호를 위해 2012년부터 일부 상담 카테고리에 한해 테스트 형식으로 내부 도입해 온 제도로 이를 통해 상담사들은 욕설‧성희롱‧인격모독 등을 일삼는 악성고객에 대해 2회의 육성 안내 후에도 상황이 지속되면 통화를 직접 종료할 수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상담 선 종료 프로그램을 적용해온 결과 신규 직원들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업무에 적응할 수 있었고 고객분들을 대하는 상담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들을 위한 상황 대체 매뉴얼 ‘당신 마음 다치지 않게’를 발간했다.
해당 책에는 폭언 및 협박, 대면 폭력, 성희롱 등 서비스 담당 직원들이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별 적절한 대처법과 마인드 컨트롤 방법 등이 알기 쉽게 설명돼있다. 특히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분노, 우울감에 빠지거나 조전감이 저하되지 않도록 스스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법도 기술했다.
롯데카드는 욕설, 폭언, 성희롱 등 악성고객으로부터 상담사 보호위해 1차 ARS경고, 2차로는 전화 통화 종료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다. 또 감정노동이 심한 전화상담원들을 위해 심리 상담 전문가를 초빙해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문안마사를 채용해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또 GS칼텍스는 지난 25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음이음 연결음’ 프로젝트 영상을 게재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공개된 영상에는 고객들의 폭언과 욕설에 고통받는 전화상담원들을 위해 연결음 솔루션을 개발, 실제 적용해 ‘마음이음 연결음’이라는 아이디어를 실현했다.
실제 상담원의 아버지나 남편, 아이 등 가족들의 목소리를 녹음해 통화연결음으로 넣은 것이다.
상담원들의 가족들은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가 상담드릴 예정입니다” 등의 멘트로 녹음을 해 통화 연결음으로 사용됐고 상담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란 것을 일깨워 주는 효과를 보였다.
프로젝트 이후 조사결과 상담원들의 스트레스는 54.2% 감소, 존중받는 느낌은 25% 증가 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고객컨택센터(콜센터) 상담원 인권보호를 위한 프로그램 ‘3분의 기적’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 중 과격한 욕설과 폭언으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문의 이외의 상담이 3분이상 지속되는 경우 해당 건을 문제행동소비자 전문팀으로 송부해 상담원들을 문제행동소비자로부터 격리해 보호하게 한다.
또 위와 같은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상담원의 컴퓨터에 설치된 상담원보호 프로그램을 실행해 문제행동소비자의 전화를 자동으로 끊을 수 있게 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3분의 기적’이 도입된 이후 상담원들의 직장 만족도가 상승했다”며 “고객컨텍센터의 이직률이 2015년 2.4%에서 2016년 1.5%로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전화상담원들에게 문제행동을 할 경우 두 번 경고한 뒤 전화를 중단할 수 있는 ‘엔딩 폴리시’ 제도를 도입했다. 단순 폭언‧성희롱 외에 인격모독이나 위협적 발언에도 전화를 끊을 수 있게 도입했다.
‘엔딩 폴리시’제도를 쓰고 난 뒤 상담원은 30분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감정이 다쳤을 것을 배려한 조치로 인사평가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상담원을 위한 캡슐 호텔형 휴식공간도 마련했으며 수면실, 요가실, 심리상담실도 있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앞으로는 전화상담원에게 욕설과 인격모독‧성희롱‧폭언 등을 하게 되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텍스트기반의 상담으로 넘어가게 하거나 악성 고객 대응 전문 상담사로 연결해주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5일 KT는 최근 문을 연 ‘AI 테크센터’에서 기계학습 알고리즘인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 콜센터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고객이 욕설을 할 경우 이를 인식한 인공지능이 ‘욕설 고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담사에게 자동 연결을 시키거나 고객의 음성을 자동으로 글자로 변환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KT관계자는 “콜센터 직원들은 감정노동에 따른 고통 때문에 이직률이 높다”며 “직원들이 감정노동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로 회사 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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