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현직 서울시의원 김형식,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

문화·라이프 / 김형규 / 2014-06-30 13:45:29
친구에게 “잡히면 자살하라”...친구 팽 씨, 범행 일체 자백

▲ 살인교사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회의원. 김 의원은 최근 부인을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29일 강서구의 수천억 원대 재력가 송 모(67) 씨를 지인 팽 모 씨에게 살해하도록 시킨 김형식(44) 서울시의회의원을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했다.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상태로 당내에서는 개혁파를 자처했으며, 4선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의 보좌관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정책기획위원을 지냈다. 또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며 총 101건의 입법 발의를 할 정도로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더욱 파장이 크다.

사건이 발생 직 후 경찰은 수사단서를 찾지 못해 자칫 미궁에 빠질 뻔 했지만, 강서경찰서 형사과의 끈질긴 조사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이 사건은 숨진 송 씨에게 5억 원을 빚진 김 의원이 빚 독촉에 시달리자 10년 지기 친구인 팽 모 씨를 시켜 송 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사건으로 밝혀졌다.

사건의 전말은 강서구의 수천억 원대 재력가 송 모 씨가 본인 명의의 건물 3층 관리사무소에서 숨진 것이 발견되면서였다.


몇 달 동안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주변 CCTV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팽 모 씨가 살해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먼저 김 의원이 사건 1년 전부터 이곳을 면밀히 답사, 송 씨의 출퇴근 시간, 이동 동선,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을 일거수일투족 팽 모 씨에게 소상히 알려줬고, 사건 발생 두 달 전인 1월께는 전기충격기와 함께 범행 도구를 구입하라며 팽 씨에게 80여만 원을 건넸다.
이후 팽 씨는 범행 전 50여 차례에 걸쳐 사건 부근을 돌며 CCTV가 있는 장소를 확인하는 한편, 미리 도주로를 파악하고 도주 예행연습을 했다.
팽 씨는 범행 직후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범행 전후 5번이나 택시를 갈아탔고, 인천 옥련동의 단골 사우나에서 미리 준비해 둔 옷으로 갈아입었다.
또한, 행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택시비는 현금 결제만 했으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옷가지는 인천 청량산에서 불태우거나 비닐봉투에 담아 버렸다.


이후 팽 씨는 범행 사흘 만인 3월 6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김 의원은 인천공항 신시가지까지 팽 씨를 데려다주며 도피자금 명목으로 300만 원을 주는 등 팽 씨의 도피를 도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대포폰이나 공중전화를 이용해 통화를 했으며, 김 의원은 팽 씨가 송 씨를 살해한 이후 팽 씨 지인 명의의 통장에 2회에 걸쳐 총 250만 원을 주기도 했다.
중국에서 인터폴에 체포된 팽 씨는 ‘김 의원이 경찰에 잡히면 자살하라’고 지시해 중국 현지 구치소에서 두 번이나 목을 맨 것으로 알려졌다.

팽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이 송씨가 ‘빚을 갚지 않으면 6·4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끔 하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토로했다”면서 “빚 7000만 원을 면해주고 중국으로 도피해도 국내에 남아있을 부인과 자녀는 책임지고 보살펴 주겠다는 김 의원의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등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현재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5억여 원의 차용증을 작성한 경위에 대해서는 당초 작성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경찰이 김 의원의 날인(손도장)이 찍힌 차용증서를 제시하자 “친한 송 씨의 요청에 술 먹고 찍어준 것일 뿐 채무는 일체 없다”고 번복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팽 씨가 평소 자랑스럽게 여기던 김 의원의 제안을 뿌리치지 못하고 범행했다가 ‘검거 시 자살하라'는 말에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 “팽 씨의 진술이 구체적인데다 금전거래·통화목록 흔적 등으로 보아 살해교사범으로 특정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현장 검증에 나서는 한편 범행 가담자가 더 있는지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김 의원은 경찰 체포 직후 부인을 통해 탈당신고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무소속 상태다. 그는 “개인적인 일로 당에 피해를 줘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탈당의사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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