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만 키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5-18 23:14:33
정부 공식 행사에 야당 비롯 5·18 주체 모두 불참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34주년을 맞이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여야 격돌의 단초가 되고 말았다. 여야는 모두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뜻을 기린다고 밝혔지만 엇갈린 행보에서의 접점은 찾지 못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을 앞둔 시점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던 박승춘 보훈처장으로부터 비롯되어 충분히 예상되었던 결과다.


새누리당은 18일, 민현주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화의 기초를 닦은 5·18 정신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이 광주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제3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야권 인사들은 정부가 진행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모두 불참했다.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막은데 대한 반발이다.


박 처장은 지난해에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가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김무승 의원으로부터도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기념식 하루 전 날, '연평해전 술'이라며 폭탄주를 돌렸던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다.


이 밖에도 보훈처가 '반유신 민주화운동'이 종북활동이라고 폄하한 DVD를 제작해 배포하도록 해, 보훈처가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종북활동으로 색깔론을 펼친다는 비난을 받게했으며,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는 "이념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훈처의 임무"라며 자신의 지시가 합당했다고 주장했다가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로 부터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런 박 처장은 올해도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불허했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국민 의식'을 거론하며 정부의 책임을 묻는 지적이 부적절하다며 미국을 찬양하고 우리 국민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음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정애 대변인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광주를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했던 광주시민에게도 존경의 뜻을 표한다"며 5·18 민주화운동의 뜻을 기렸지만 "정부가 국회의 결의조차 무시한 채 5월 광주의 노래인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막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5·18 기념일에 광주를 찾지 않는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고, 박승춘 보훈처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열린 정부 공식 기념식에 불참하고, 별도로 17일, 광주시 망월동 국립 5·18민주묘역에서 광주시당 주최로 열린 기념식 참석으로 대체했다. 문재인·손학규 상임고문도 정부 공식행사에는 불참했다.


다른 야당도 새정치민주연합과 입장을 같이했다. 천호선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의 지도부와 당원들은 18일 오전 11시, 5·18 민주묘지에서 별도의 기념행사를 실시했으며, 통합진보당 지도부 역시 5·18 민주묘지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전남진보연대와 광주진보연대가 주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에 참석했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은 "정부가 광주영령을 모독하고 민주주의를 향한 5월 정신을 훼손시켰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정부가 진행한 공식 기념식에는 5·18 유가족과 오월단체 등이 전면적으로 불참하여,결과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사로 전락했고 텅빈 행사장의 자리는 합창단과 경찰 등이 대신 채웠다.


행사의 주체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불참하여 결국 정부와 여당이 굳이 광주까지 내려가 '그들만의 기념식'을 진행한 후 분란만 키우고 돌아온 결과가 되어버렸다.

사진 : 뉴시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진호
박진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박진호 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