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사드 보복' 가라앉으니 '오너리스크' 부상

산업 / 여용준 / 2017-11-02 12:26:40
외교부, 한중관계 복원…중국 시장 회복 기대<br>檢, 신동빈 회장 징역 10년 구형…신사업 위기 맞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1년 8개월 동안 롯데를 괴롭히던 중국의 사드 보복이 사실상 해소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롯데의 중국 관련 사업도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하면서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간의 외교적 협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양측은 이번 협의에 따라 군사당국간 채널을 통해 중국이 우려하는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MD 구축,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등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과 우려를 표했으며 한국은 그간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혀온 관련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이같은 협의에 따라 사드 보복으로 최대 피해를 입었던 롯데의 중국 사업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롯데는 현재까지 중국 롯데마트 점포에 대한 영업중단 조치와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한 면세점·호텔의 매출 하락과 선양·청두 복합단지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 등 현재까지 2조원에 육박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롯데는 지난 9월 15일 중국 롯데마트 112개 점포(슈퍼마켓 13개 포함)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주관사는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맡게 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롯데마트 점포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연말까지 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롯데면세점은 5000억원의 매출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했고 전체 매출도 20% 줄었다. 지난 2분기에는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가 3조원을 투자해 진행해온 선양 롯데타운 건설 사업과 1조원을 투입한 청두 복합상업단지 건설 프로그램이 사드 보복 영향으로 중단됐다.


선양 롯데타운에는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와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이 망라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소방 점검 등의 이유로 공사가 중단됐고 청두 복합상업단지는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 짓기로 한 백화점 등의 상업시설 허가가 나지 않아 공사가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 두 사업의 건설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만 최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중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롯데는 면세점과 마트·호텔·백화점 등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커의 발길이 끊기면서 힘들었는데 비로소 봄날이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 정상화나 선양·청두 복합단지 공사 재개, 한중 항공노선 회복과 단체여행 상품 구성에는 앞으로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영업 정상화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에서는 롯데가 한중관계 복원 후 롯데마트 매각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롯데마트 매각과 관련해 변동없이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당초 롯데마트 매각과 관련해서도 “매각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다 철회한 만큼 앞으로 롯데마트의 매각 철회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

한편 롯데는 길었던 사드 보복의 터널에서 빠져 나올 조짐을 보이자 이번에는 오너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신동빈 롯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원을 구형했다. 또 이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롯데 총수일가는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전했고, 기업재산을 사유화해 일가의 사익을 추구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틀 뒤인 지난 1일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해 이례적으로 중형을 구형한 것이다.


신 회장은 총수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주게 하고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와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으로 471억원의 손해를 각각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롯데시네마 매점에 778억원의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고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넘겨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포함됐다.


롯데는 최근 지주사 전환을 마치고 ‘뉴 롯데’를 선언한 시점에서 오너가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새로운 불안요소를 떠안게 됐다.


신동빈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롯데는 ‘총수 부재’라는 새로운 악재를 떠안게 된다. 롯데지주 출범 후 호텔롯데 상장과 신사업 진출, 동남아 시장 확대 등 굵직한 사업을 앞두고 있다.


또 별도로 진행 중인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중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재판부의 선고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향후 재판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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