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2020년 1780억 달러(약 199조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희귀의약품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최근 정부의 정책기조가 적극적인 지원 형태로 변화하고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어 희귀의약품 개발 열기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희귀의약품 생산실적은 2016·2015년 각각 476억·491억 원 규모로 500억 원대에 육박하며 시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2012년 105억 원, 2013년 217억 원, 2014년 314억 원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이 중 녹십자의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가 233억 원 가량 생산해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수앱지스의 고셔병 치료제인 애브서틴주200단위가 47억 원, 종근당의 간질성 방광염치료제인 펜폴캡슐이 32억 원 규모로 국내 생산을 압도하고 있다.
희귀의약품은 헌터증후군, 크론병, 루게릭병, 고셔병, 파브리병 등 희귀질환의 진단, 치료, 예방을 위해 지정된 의약품으로 각 나라 인구대비 유병률 2만~6만 명 이하의 대체의약품이 없는 약이다. 2012년 미국 알렉시온의 야간혈뇨치료제인 솔라리스(성분 에쿨리주맙)가 판매를 시작했고 2015년 박스터의 혈우병 A형 치료제인 애드베이트(혈액응고 제 8인자 유전자재조합제제), 셀젠의 다발성골수종치료제인 레블리미드(성분 레날리도마이드)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국내에서도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희귀의약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이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위암, 헌팅턴병, 소뇌위축증, 혈우병, 파킨슨병, 미숙아 뇌실내출혈 등을 대상으로 희귀병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이다. 이 가운데 현재 시판되고 있는 헌터라제, 펜폴캡슐 외에 한미약품의 영아 혈관종치료제인 헤만지올액과 코아스템의 루게릭병 완화치료제인 뉴로나타-알주 등도 국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희귀의약품 개발 업체들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임상에 도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기면증치료제인 SKL-N05와 뇌전증(간질)치료제인 YKP3089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파킨슨병치료제인 SKL-PD와 조현병치료제인 SKL-A4R의 미국 임상 1상도 진행하고 있다. 녹십자도 헌터라제(프로젝트 코드 : GC1111)의 미국 임상 2상을 승인받았고 부광약품의 파킨슨병운동장애신약인 JM-010과 종근당의 헌팅턴병치료제인 CKD-504는 각각 미국 임상 2상·1상을 앞두고 있다.
SK케미칼의 경우 자체 개발한 A형 혈우병치료제인 NBP601(제품명 : 앱스틸라)을 호주 CSL사에 기술수출(2009년)해 최근 FDA 판매허가를 받는 등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실질적인 매출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다국적 제약사들이 희귀병치료제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 가능성은 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그동안 신약 기술수출은 상위사가 주도했으나 R&D에 공격적인 중소사·바이오벤처도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스웨덴 뉴로바이브는 멜라스증후군치료제인 KL1333을 개발한 영진약품과 5700만 달러(약 638억 원) 규모의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 베이징 머웬제약은 유나이티드제약과, 유럽 스트라우만은 나이벡과 각각 6435만 달러(약 720억 원)와 100만 달러(약 11억)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려면 규제 완화와 생산시설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귀질환의 80%가 유전자 결함 때문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최근 생명윤리법 개정을 통해 국내 유전자치료제 개발 범위가 넓어지긴 했지만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는 치료제에 대해선 엄격한 규제에 놓여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유전질환 치료해법으로 떠오른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등은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다. 희귀병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소규모 바이오벤처들의 경우 전문시설·인력이 부족한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약값과 희소성으로 인한 독점력이 커 국내 기업들이 희귀약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며 “다만 희귀의약품은 임상시험 성공률이 높고 허가심사 기간이 단축되는 등 장점으로 일반 치료제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해 산업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법규제 완화와 생산시설 확충, 적정 약가와 보험급여 적용으로 희귀질환자에 대한 신약 접근성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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