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기업’의 공통점은?

산업 / 정동진 / 2018-04-16 13:36:09
<사진=pixabay>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미국 포드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 1세는 ‘폭군’이었다. 경영을 “내 기업이니까 내 마음대로 한다”는 식으로 했다.

​ 그 바람에 유능한 인재를 많이 놓쳐야 했다.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모델 T’의 성공에 공을 세웠던 윌리엄 크눗슨을 떠나게 한 것이었다. 그는 연봉 5만 달러를 거부하고 불과 6000달러를 받으며 경쟁회사인 GM을 택했다. 크눗슨이 옮긴 후 GM은 시보레를 생산, 포드자동차에 큰 타격을 주었다.

포드 1세는 고향 마을의 신문사 ‘디어본 인디펜던트’를 경영하며 유대인을 비난하는 기사를 대서특필한 적도 있다. 정치에 뛰어들어 상원 의원에 출마했다가 패배하기도 했다. 언론으로부터 “전문 분야인 자동차 사업 외의 일에 있어서는 천박한 지식을 가진 무식쟁이인데다 단순한 기계 기술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폭군’ 주위에는 말 잘 듣는 사람만 모일 수밖에 없었다. 그 중에 해리 베넷이 있었다. 해군 권투선수 출신인 베넷은 포드의 사생활 문제를 처리하는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노조를 탄압하면서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포드는 아들 에드셀이 사망하자 베넷을 사장으로 임명하려고까지 했다. 포드의 오른팔이었다. 그러나 헨리 포드 2세는 경영의 대권을 잡자마자 우선 베넷부터 파면시켰다. <헨리 포드에서 정주영까지, 문원택 등 지음>

일본 기업 파낙의 이나바(稲葉) 회장도 소문난 ‘독재 경영’이었다. 미국의 포춘지가 일본의 대표적 독재 경영자 10명을 선정하는 데 포함되었을 만큼 엄청난 독재였다.

이나바 회장은 회의에서 자신이 먼저 얘기를 하기 전에는 아무도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회의의 결론도 미리 결정해놓고 있었다. 그 바람에 1시간을 넘기는 회의가 없었을 정도였다. 회의실은 단지 자신이 내린 결론을 통보하는 장소에 지나지 않았다. 기업을 군대 조직처럼 운영한 것이다.

이 같은 독재 때문에 그에게는 별로 자랑스럽지 못한 별명이 붙었다. ‘독재자’,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등이었다. <파낙, 류재현 지음>

일본 ‘유통업계의 제왕’으로 일컬어졌던 나카우치 이사오(中內功) 다이에 그룹 회장은 카리스마가 절대적이었다. 40년 동안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한 이른바 ‘톱다운 경영’이었다.

나카우치는 고베의 암시장에서 장사를 시작, 1957년 오사카 변두리에 다이에이 가게를 열었다. 이후 40년 동안 철저한 염가 전략으로 연간 매출액 5조 엔의 그룹으로 키웠다. 하지만 그는 ‘독선 경영’ 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내고 유통혁명에서 뒤지고 말았다는 지적에 따라 1999년 퇴임했다. 그는 떠나면서 그룹을 자신의 아들이 아닌 아지노모토 사장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있었다. <한국기업이 망할 수밖에 없는 17가지 이유, 이광현 지음>

‘갑질 경영’은 기업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도 기업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갑질이 얼마나 심했으면 광고대행회사들이 대한항공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기피했을 정도라고 했다.

조 전무의 갑질을 정리한 ‘조현민 만행 리스트’라는 게 온라인에 나돌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성토가 올라오고 있다.

외국에서도 망신살이다. 영국의 BBC방송은 ‘땅콩 분노 자매(Nut rage sister)가 돌출 행동에 사과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승객 줄어들 보도가 아닐 수 없다. ‘갑질 경연대회’라는 게 열린다면, 대한항공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
.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