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파문 박태환 … 징계 피하기 힘들 듯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1-28 11:39:31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대한민국 수영의 간판인 ‘마린보이’ 박태환(26.인천시청)이 도핑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사실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박태환의 도핑 적발 사실은 지난해 10월말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 FINA에서 박태환이 도핑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을 통보해왔다”면서 “FINA에서 직접 선수 측에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수영연맹과 박태환 측은 FINA가 청문회를 거쳐 징계를 확정하기 전까지는 도핑 적발 사실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도록 한 FINA규정 때문에 사실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천AG 도핑검사에서는 문제 없어
이번 사태에 대해 박태환 측은 “인천 아시안게임 약 2개월 전에 국내 한 병원에서 척추교정치료와 건강관리를 받으면서 맞은 주사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당 병원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병원 측의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박태환의 소속사 팀GMP는 세계적인 수영선수로 자리를 지켜온 박태환이 10년이 넘는 활동기간 동안 도핑을 우려하여 감기약조차 복용하지 않을 정도로 금지약물을 철저히 멀리했다고 강조하며 누구보다도 박태환 본인이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팀GMP측에 따르면 문제가 된 주사를 맞던 과정에서도 박태환은 해당 주사의 성분이 무엇인지와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지 여부를 수차례 확인했고, 의사 역시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결국 팀GMP의 주장에 의하면 박태환 역시 피해자인 것. 이에 팀GMP는 병원이 왜 박태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했는지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법률팀과 함께 노력 중에 있으며 민‧형사상 책임을 강력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 받았던 도핑테스트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檢, 금지약물 사용 확인
한편 이후 진행된 수사에서 검찰은 박태환이 맞은 주사제에 금지약물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태환에게 주사를 놓은 병원의 진료기록을 확보하고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두봉 부장검사)는 박태환이 지난해 7월말 서울 중구 T병원에서 맞은 ‘네비도’ 주사제로 인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으로 남성 갱년기 치료제로 주요 쓰이는 ‘네비도’에는 근육강화제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되어 있다. 검찰은 박태환이 주사제의 정확한 이름과 성분을 알지 못한 채 주사를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측은 박태환의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기 위해 주사를 놨으며 금지약물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토스테론이 금지약물인 걸 모른 의사
그러나 여전히 의혹은 남아있는 상태다. 우선 병원 측은 ‘네비도’가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네비도’의 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이 매우 잘 알려진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수긍하기가 어렵다.
세계적인 육상 스프린터인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32‧Justin Gatlin)은 2006년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으로 4년간 출전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아타네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각종 남자 육상 100미터를 석권하고 있던 게이틀린은 이후 성공적으로 트랙에 복귀했지만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한 4년의 공백은 안타까움으로 남았다.
뉴욕 양키스와 10년간 2억 7500만 달러라는 초특급 계약을 맺었던 미국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 역시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지난 2013년 8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211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특히 로드리게스는 2007년, ‘치료 목적의 금지약물 복용 예외 적용(TUE)’ 규정을 통해 성기능 장애를 치료하겠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승인을 받아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징계가 확정됐다.
이러한 테스토스테론에 대해 병원 측이 “금지약물인지 여부를 몰랐다”고 한다면 국가대표 선수의 건강을 좌우하는 의사로서의 책임 이전에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굳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성분까지 확인할 필요 없이 ‘네비도’ 자체가 이미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지정한 금지약물이므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박태환 측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피해자라 하더라도 도핑지식이 부족한 외부병원 의료진에게 치료를 받아 빌미를 제공했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징계 결과 따라 선수생명 위기
박태환 측은 다음달 말 FINA 반도핑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선수의 과실이 없다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해명할 예정이지만 지금까지의 예를 볼 때 박태환의 항변이 수용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WADA가 제정한 세계도핑방지규약(World Anti-Doping Code)에는 선수의 예방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의사나 트레이너가 선수에게 알리지 않은 채 금지약물을 투여했다고 해도 선수에게 책임을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의 고의성 여부도 징계를 판단하는 데 한 요소로 적용되지만 이보다는 복용여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징계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특히 ‘네비도’가 호르몬 감소로 고민하는 갱년기 남성들의 성기능 치료제라는 부분과 체내 축적 없이 충분한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유지해주는 특징 등으로 도핑을 피하기 위한 약물로 많이 사용됐다는 점은 더욱 박태환에게 불리한 요소다.
FINA는 청문회결과에 따라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에게 2년~4년의 자격정지를 내릴 수 있으며 박태환이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6개의 메달(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도 박탈할 수 있다. 또한 올해 7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비롯한 향후 대회에 대한 출전정지를 결정하게 되면 박태환의 선수생명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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