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약사법' 이번 국회 처리될까

산업1 / 토요경제 / 2012-04-20 14:36:03
약사법 개정안 등 8개 법안 법사위 계류 중
▲ 사진- 지난 2월 보건복지위원회의실에서 열린 약사법중 일부개정안을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미애 의원에게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4ㆍ11 총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졌던 법안처리가 어떤 형태로든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돼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약사법 개정안 등 이해관계가 얽혀 법안 통과가 어려웠던 현안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이들 법안들을 다시 꺼내들 준비에 나섰다.
현재 법안심사소위원회(법사위)에 계류 중인 보건복지 관련 법안은 총 8건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들 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다시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약사법 개정안 등 8개 법안 계류 중
법사위에 계류 중인 8개 법안은 △약사법 개정안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 △장애인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모자보건법(불임에서 난임으로 용어 변경), 국민영양관리법 등이다.
이 법안들은 법사위 상정 후 심사가 완료됐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대신 여야는 본회의 날짜가 정해진 후 본회의 직전 법사위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관련 법안들을 의결하기로 합의했으나 바쁜 총선 일정으로 인해 아직까지 본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안을 비롯해 국민들을 위한 법안들이 만약 이번 국회에서 통과가 무산된다면 처음부터 다시 입법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시간과 비용, 인력 등의 소모가 너무 큰데 이러한 사태가 오지 않도록 이번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잠자는’ 법안들 빛 볼 수 있을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보건의료 정책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감기약ㆍ소화제ㆍ파스 등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허용하는 ‘약사법 개정안’이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달 2일 전체회의를 열고 2월27일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한 약사법 개정안을 비롯한 58건의 법안을 심의했지만, 출석의원이 또 다시 과반수에 미달해 법안 의결을 하지 못한 채 결국 산회했다.
약사법 개정안은 당초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국회 법안소위심사와 전체회의를 비교적 무난하게 넘기면서 15년 가까이 이어진 지리한 논쟁에 마침표를 찍고 드디어 통과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여야 선거구 획정이라는 생각지 못한 난관을 만나 당초 임시국회 회기 시한으로 정했던 2월17일을 훌쩍 넘겼고 임시회기를 3월16일까지로 연장한 끝에 같은 달 2일 법사위를 열었으나 결국 의결이 무산된 것이다.
만약 약사법 개정안이 이번 18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5월까지 처리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폐기 수순에 들어가게 된다. 이 법안을 19대 국회에서 재추진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약사회 등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장될 위기에 처한 주요 법안 가운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도 있다.
이 법안은 ‘도로교통법’에 따른 과태료 수입의 20%를 응급의료기금으로 사용하고, 유효기간을 2017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또 연간 응급실 진료 환자수가 1만 명 미만인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우 시설기준에서 응급환자진료구역 기준의 50%를 적용하고, 인력기준에서 응급실 전담의사 1인 이상, 24시간 간호사 1인 이상이 근무하도록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응급의료시설의 설치기준도 1만 명 미만인 응급의료시설의 경우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별도 공간을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완화했다.
복지부는 “지역응급의료기관과 응급의료시설의 지정기준이 대도시와 농어촌에 동일하게 적용돼 인구구조와 환자 수, 의료자원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어촌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이 지정기준 미달로 지정이 취소되거나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규모에 따른 적정한 응급의료 환경을 제시해 현행 제도의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보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용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0월14일 발의한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휘향상을 위한 법률’도 잠들어 있다.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개선과 신분보장을 강화하기 위한 이 법안은 사회복지공제회와 관련, 설립초기 공제회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정부가 공제회에 출연금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복지사협의회 관계자는 “약사법 개정안에 가려져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는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법안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서둘러 본회의가 열려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법안처리 무산 책임은 복지부와 국회에”
한편 이번 18대 국회에서도 약사법 개정안을 비롯한 민생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업 두잇서베이가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6명은 의약품 약국외 판매 반대 논의가 ‘국민을 위한 행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두잇서베이는 인터넷 사용자 258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의약품 약국외 판매 반대 국민을 위해서’라는 조사에 따르면 ‘이번 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국민을 위한 행위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8.7%가 ‘약사와 그 이익단체를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 ‘약사법 개정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보건복지부(36.4%)와 국회(30.4%)에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7명이 지난 1년 중 야간ㆍ공휴일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약국을 찾은 경험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중 73.4%가 문을 여는 약국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평소 가정상비약을 어떤 방법으로 비치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8.7%가 ‘쓰고 남은 것을 보관ㆍ사용한다’고 답했고 ‘상비약이 없다’는 가정도 11.2%에 이르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앞서 성명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로 어렵게 통과된 약사법 개정안이 민생법안 처리는 외면한 채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국회의 행태로 인해 폐기될 상황에 직면했다”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법안은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나머지 법안은 바쁘다는 핑계로 논의조차 하지 않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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