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인해 내년도 예산안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북 예산의 조정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방예산 확대의 필요성이 생겼고, 경기위축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당국인 기획예산처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12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면서 "그러나 현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예산안을 수정할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 실험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파악하는데는 적어도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핵실험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후 외국인 자금 이탈, 수출 차질, 소비, 투자 위축 등의 부정적 현상이 감지돼야 예산안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만일 기획처는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수정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보다 여야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손질토록 하는 방식을 선택해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수정 예산안'을 작성해 국회에 보내려면 해당부처의 변경안 제출, 기획예산처의 조정, 국무회의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 한편 경제 전문가들도 아직은 경기부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조사팀장은 "9.11 테러당시에는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분명했기 때문에 곧바로 재정확대와 금융완화 조치가 취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영향을 확인해야 하고 그 현상이 추세적인지, 일시적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도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아직 실물경제에 충분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미시적으로 규제완화를 비롯한 투자여건 개선은 타당하지만 재정확충, 금리인하 등의 조치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가 시작되면 경제상황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해상봉쇄 등의 조치에 나서고 북한이 강경하게 대응하는 등 양측이 극단적으로 움직이면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굉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북관련 예산 1조원 가량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존의 '북한 포용정책' 기조가 변함 없이 유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대북 예산안은 9,700억원으로 쌀, 비료를 비롯한 인도적 지원에 4,000억원이 투입되고 개성공단 인프라 구축, 에너지 공급 등 경제협력에 4,000억원이 들어간다. 나머지는 남북 이산가족 돕기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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