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차별화’ 먹혀들었다

산업 / 전성운 / 2012-04-02 10:50:01
삼성 갤럭시노트, 전 세계 500만대 판매

애플의 ‘아이폰’에 대해 ‘확실한 차별화’를 내세운 삼성의 야심작 ‘갤럭시노트’가 세계시장에서 5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단일모델로 수천만대에서 억 단위로 파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직 단순비교는 무리지만 삼성으로선 다소 과감하다 싶은 모험이 ‘먹힌’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연내 1000만대 판매도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작년 10월 출시한 갤럭시노트가 출시 5개월 만에 공급기준 글로벌 누적판매 5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마켓 크리에이터로서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선보인 ‘갤럭시노트’가 1000만대 판매를 향한 5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선 다소 큰 5.3인치 크기의 화면에 펜 입력을 지원, 아날로그적인 사용 경험이 소비자들에게 큰 만족도를 준 것이 갤럭시노트의 인기비결이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해외 미디어와 소비자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는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 소비자 연맹지에서 실시한 스마트폰 성능 평가에서 터치스크린, 통화 품질, 배터리 지속시간, 사진 품질 등의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의 판매호조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67%로 1위를 차지 했다”며 “중국·프랑스·스페인 등 해외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1위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현지 미디어, 사업자, 앱 개발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갤럭시노트 런칭 행사인 ‘갤럭시노트 월드투어’와 일본 특화 앱 개발을 위한 개발자 대상의 ‘개발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는 다음달 일본출시가 예정돼있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의 LTE 통신망을 지원 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사용자에게 보다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S노트 등 다양한 갤럭시노트 특화 기능이 추가된 ‘프리미엄 스위트’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의 판매 성과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카테고리의 스마트기기 시장 창출에 성공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난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2’에서 공개한 ‘갤럭시노트 10.1’와 같은 다양한 갤럭시노트 라인업을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에서도 ‘확실히’ 잘 팔려


업계는 갤럭시노트의 국내 판매량을 80~150만대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작인 갤럭시S나 갤럭시S2에 비하면 확실히 국내 판매 비중이 낮아졌다. 이는 “국내에서 인기가 없다”기 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고 분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이러한 분석은 해외의 반응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 29일 <IDG 뉴스서비스>의 미카엘 릭나스는 갤럭시노트에 대한 해외 분석가들의 의견을 종합,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릭나스는 “지난 해 갤럭시노트가 출시 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5.3인치라는 크기 때문에 초소형 태블릿과 초대형 스마트폰의 중간에 위치한 애매한 제품으로 생각하고 성공여부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삼성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유통, 그리고 훌륭한 제품 디자인으로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네일 마우스톤은 “처음 출시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비교하면, 삼성은 사람들의 기대를 뛰어 넘었다”며 “갤럭시노트는 매끈하고 근사한 모습이 매우 매력적인 제품으로, 이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CCS 인사이트의 죠프 블레이버도 “당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중간 제품은 아무도 사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며 마우스톤의 의견에 동의했다. 인포마 텔레콤 & 미디어의 마릭 사디는 “주머니에 들어가는 크기의 디바이스에서 태블릿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는 것이 갤럭시노트의 성공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가트너의 로베르타 코자는 “갤럭시노트의 인기는 소비자들의 사용패턴 변화 따른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용자들은 점점 전화의 사용은 줄어들고, 웹을 많이 사용하게 됐다”며 “통화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5인치 화면은 상당히 멋지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의 또 다른 성공 요인으로 마케팅을 들었다. 마우스톤은 “최근 삼성은 많은 현금 보유량을 활용,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노트 발표 당시엔 3인치 화면이 지배적이었고 앞서 나왔던 델의 5인치 스마트폰인 스트릭이 실패를 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갤럭시노트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며 “그러나 지금 소비자들은 4인치, 4.5인치 화면과 친숙해 졌기 때문에 5인치도 매력적이게 다가왔다”라고 분석했다.


‘5.3인치의 대화면’·‘펜입력 지원’이 인기비결
“공격적인 마케팅과 훌륭한 디자인의 결합”
“애플과 다르다” 각인…지속적 관리가 중요


◇ ‘갤럭시노트’는 분명 ‘혁신’적인 제품


그러나 전문가들은 “갤럭시노트의 이 같은 성공이 비슷한 제품인 LG전자의 옵티머스 뷰 같은 제품군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블레이버는 “경쟁 제품들이 지금의 삼성정도의 시장규모까지 도달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노트의 성공으로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되기는 했으나 이는 아직까지는 갤럭시노트에 국한된 시장이라는 뜻이다. 즉, 비슷한 제품이 출시된다 한들 특별한 유인요소가 없다면 사용자들의 ‘갤럭시노트’ 선택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성역시 갤럭시노트를 성공가도로 올려놨다 하더라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는 갤럭시노트가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인 S-펜을 고려하면 더욱 분명하다. S-펜은 기존 ‘디지타이저’로 유명한 일본의 ‘와콤’사 기술을 결합시켜 탄생했다. 그러나 코자의 지적에 따르면 펜 입력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를 탑재한 제품이 갤럭시노트 뿐이기 때문에 활용 가능한 스마트폰용 ‘앱’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다만 삼성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갤럭시노트’는 분명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점이다. 스마트폰 이전인 PDA에서나 사용하던 ‘펜’입력 기술은 ‘감압식 터치’ 시대가 끝나고 ‘정전식 터치’ 시대가 오면서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삼성은 ‘와콤과 결합’이라는 방식으로 훌륭하게 부활 시켰다.


이런 점에서 갤럭시노트는 ‘애플을 따라가는 삼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기존 소비자들에게 “우린 애플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 시킨 제품이다. 또한 “시장성이 없다”고 까지 평가받던 5인치 시장을 만들어 냈다.


이제 삼성에게 남은 숙제는 분명하다. 그나마 고유성으로 각인된 S-펜 기술의 향상 및 활용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와 같은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삼성은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자’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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