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교통사고에 빗대 발언했다고 알려지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사임했다. KBS에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나타냈던 유족들은 김 국장이 사임하자 일단 분노를 거두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KBS에 대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공영방송을 비롯한 주요 언론이 현장에서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정부에 유리한 왜곡 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불만과 분노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적 재난을 틈타 슬그머니 시청료 인상까지 확정하려 했다는 눈총까지 받고 있는 KBS는 '언론 독립'이라는 기본적 가치에 심각한 문제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 보도국장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KBS에 대한 정권 개입을 인정하며 길환영 사장에게 맹공을 퍼부어 이러한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KBS는 아예 '어용방송'이었다고 낙인이 찍혀버렸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가 지난 4일, 김 국장이 보도국 간부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와 비교하여 발언했다고 전했음이 보도되자 국민 여론을 발칵 뒤집혔다. 특히 김 국장이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에게 검은 옷을 착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이 이미 전해진 바 있어,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분노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9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 조문을 온 KBS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강력히 항의하며 김 국장의 사과를 요구했고, 이것이 관철되지 않자, 이날 밤 10시께 120여명이 직접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안고 서울 여의도 KBS 사옥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KBS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유족들은 청와대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정부는 청와대로 향하는 길을 철통같이 방어하고 역시 대응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로 청와대와 정부에 실망감을 느낀 여론은 시위대도 아닌 유족들의 억울함 호소에 적극적인 경찰력 동원으로 나선 정부의 대처에 여론은 더욱 비판으로 전개됐고, '가만히 있으라'는 잘못된 대처에 가족을 잃은 희생자들에게 정부와 KBS가 또다시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KBS 경영진의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과의 면담, 김 보도국장의 해임, 길환영 KBS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밤을 지샜고,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과 대변인,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황필규 변호사 등 4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오전 청와대로 보냈다.
이러한 유족들의 항의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 가족을 비롯해 단원고 학생 학부모들이 합류하면서 더욱 심각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당초 진의가 왜곡되어 전달됐다며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나타냈던 KBS는 결국 입장을 바꿨다. 김 국장은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길 사장은 유가족을 찾아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에 나섰다. 그리고 보도국장의 사표를 즉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자신들이 시위를 하러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길 사장의 사과와 조치면 충분하다며 현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문제의 발단이 되어 물러난 김 국장은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자신의 억울함과 함께 길 사장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정부의 KBS 개입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김 국장은 자신의 발언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진의가 왜곡되었음을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교통사고와 비교한 것은 물론 검은 옷을 착용하지 말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도 진실이 호도된 잘못된 전달이었다고 직접 해명했다.
하지만 "보도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데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와 홤께 "언론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과 신념도 없이 권력의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김 국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권력은 당연히 KBS를 지배하려 할 것"이라고 말하며 KBS의 보도가 그동안 청와대의 입맛에 맞게 다져졌으며, 길 사장의 주도하에 보도본부를 통제하며 이 같은 사태가 진행되었던 것임을 설명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KBS의 사장 임명과 관련하여 논란이 제기되지 않은 적이 없었고, 이때마다 정부의 방송 장악 논란이 항상 불거져왔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 정부때에 이르러 이러한 논란은 매우 강력하게 제기됐으며 이번 정권에 들어서도 이러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KBS는 대선과 관련해 편파보도 논란에 시달렸고,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보도도 방송하지 않았으며,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축소보도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번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서도 현장의 실태를 왜곡하고 있다는 원성을 받았다.
급기야 현장 취재기자들이 '반성문'까지 올리며 양심선언을 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러한 사태에도 수수방관하던 KBS는 자사의 무성의한 태도로 유족들의 분노가 청와대로 향하자 급히 어설픈 사태 수습에 나섰다가 오히려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KBS기자협회는 9일, 길 사장이 그동안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챔해해 왔음이 밝혀졌다고 전하며 "스스로가 행한 보도 간섭 내용과 청와대 압력 정황을 밝히고 그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야당은 물론 여론 역시 길 사장의 사퇴 압박으로 거세게 방향이 흘러가고 있다.
특히 김 국장의 사임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다는 내용의 간접적으로 전해지며, 결국 KBS 자체가 청와대에 완벽하게 장악되어 독립성을 이미 상실했으며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이미 상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KBS 사태는 KBS의 독립성 문제는 물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선결해야 할 문제에서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행정부 지키기와 책임 떠넘기기에는 기민한 모습을 보인 청와대와 정부에게도 또 하나의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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