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포 세대 "청년층 이래서야…"

산업1 / 토요경제 / 2012-03-26 11:34:38
체감 실업률 20% 넘어…청년실업자 110만 시대

[온라인팀] 청년실업이 쏟아지는 해결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청년실업 문제를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다. 청년실업은 실업 그 이상의 문제를 던진다. 실업으로 인한 결혼 포기나 연기, 그리고 이것은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저출산은 국가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린다. 그만큼 청년실업은 사회가 당면한 해결해야 될 큰 문제가 된 것이다.


요즘 청년층을 요즘 ‘3포 세대’라고 부른다. 이 신조어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하겠다는 청년들이 일자리와 소득이 없으니 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2015년에는 대학졸업자 보다 정년 퇴직자가 많아져 청년실업이 다소 해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년실업, 국가 잠재 성장률 하락 악순환
‘이태백’ ‘사오정’ ‘오륙도’. 이 단어들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이후 벌어진 청년실업과 조기퇴직 등 한국 사회의 고용 불안을 반영한 고전적 신조어들이다.


한국의 경제주권을 넘겨받은 IMF가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전개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청년실업 문제는 15년이 지났건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해가 거듭될수록 우리 사회의 만성질환으로 공고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실업은 만 15~29세 젊은 층의 실업을 말한다.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 총선과 대선에서 청년실업 문제는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인구 비중이 높은 2030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은 일자리 창출에 쏠려 있어 각 당이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실현가능성 있는 처방을 내놓지 않고서는 선거에 이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


대한민국호가 당면한 큰 문제들로는 저출산ㆍ고령화, 잠재 성장률 하락, 빈부격차 확대(양극화)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이 중에서도 청년실업 문제는 현실 속에서 가장 큰 고통을 주는 문제이다. 청년실업은 국가 잠재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는다.


사회초년생인 청년층의 실업이 한국의 미래를 가로막는 여러 가지 문제의 출발점이자 종착역이기도 하다. 청년실업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다른 문제들은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실업률 정부 발표 7.7%…체감 청년실업률 22.1%
통계청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대비 53만6000명이 증가한 2373만2000명, 고용률은 0.6%포인트 증가한 57.4%로 나타났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40.8%(25~29세는 69.1%)로 전년 동월 대비 0.2% 포인트 늘었다.


실업자는 85만3000명으로 실업률은 3.5%였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전년 동월대비 0.5% 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는 8.0%였다.


청년실업률이 한 자릿수로 발표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청년실업률(실질실업률)은 정부 발표 수치보다 훨씬 높다. 이는 실업률을 측정하는 기준이 현실과 크게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발적ㆍ비자발적 경제활동인구가 실업률 측정에서 빠져버리는 게 가장 큰 약점이다.


취업 시즌에 취업이 안 돼 다음 시즌에 취업을 하겠다고 기다리는 사람, 취업이 안 돼 학원에 다니거나 고시원 도서관 등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 구직활동에 지쳐 쉬고 있는 사람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계산에서는 빠지게 돼 있다.


취업이 안 돼 쉬거나 공부하고 있는 사람, 직장을 찾다 지쳐서 포기한 사람도 실제로는 실업자인데 이들을 실업률 계산에서는 제외시키는 게 현실과는 맞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정부가 실업률 수치를 낮추기 위해 장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연말에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올 10월까지 청년실업자는 32만 4000명이지만 기존의 실업자 범주에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취업 무관심자 등을 실업자에 포함시키면 사실상의 실업자는 110만 명, 실업률 정부가 발표한 7.7%보다 3배 정도 높은 22.1%”라고 분석했다. 이 숫자가 그나마 훨씬 체감도와 가까워 보인다.


통계 전문가들은 “청년실업률 수치보다는 청년층 고용률이 청년층의 취업 고통을 더 정확히 나타낸다”고 말한다. OECD기준인 15~24세 청년층 고용률(전체 인구 중 취업자 비율)만 비교하면 2009년 기준으로 한국은 25.7%였다. 미국 53.1%, 일본 41.4%, EU평균 38.8%, OECD평균 43.5%에 비해 턱없이 낫다.


고용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년층 고용률은 2000년 47.2%에서 지난해에는 40.9%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엔 청년들 1000명 가운데 정규직 임시직 아르바이트 등 모든 형태의 고용을 다 합해서 409명만이 일자리를 얻었다는 뜻이다. 더 비관적인 사실은 청년층 고용률은 2020년엔 30.4%로 하락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지난해엔 2010년의 급속한 경기회복 효과로 새로운 일자리 44만개가 창출돼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월초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신세대 용어로 실감나게 표현하면 ‘고용대박’이다”고 자화자찬 했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청년 실업자들은 “졸업 후 2년 동안 이력서를 100통 넘게 썼지만 아직도 취업을 못했는데 무슨 고용대박이냐”는 내용의 글로 인터넷을 도배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의 통계청 발표 자료를 들여다보면 일자리가 늘어나긴 했으나 30만개는 50대, 19만 2000개는 60대에서 늘어난 것으로 대부분 공공근로일자리이거나 비정규직 일용직이었고, 20대의 일자리는 1년간 정체상태, 30대 일자리는 오히려 6만6000개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 청년실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해결책은 쏟아지지만 실효성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1 공공기관 열린채용정보박람회’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채용인사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 기획재정부)


◇청년실업 해결책은 있는데 실효성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지난 2009년 2월에 발표한 ‘최근 고용여건 변화와 청년실업 해소방안’ 보고서는 청년실업 문제의 원인과 대책 연구에 있어서 고전적 연구 성과로 꼽힌다. 요즘에도 많은 논문에 인용되고 이후 대부분의 연구와 각 정당의 정책도 한은 경제연구원의 이 보고서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 보고서는 청년실업 해법의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한은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청년층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교육 정책과의 조율 및 노사정간 대타협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청년층의 노동공급 유인을 제공하고 고용율을 제고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청년실업으로 인한 장기적 손실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보다 과감한 재정투입에 기반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active labor market policy: ALMP)’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청년실업이 세대 간 이슈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정부 지원뿐 아니라 장기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세대 간 일자리 나누기 등 추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일자리 재분배, △저소득층 및 저학력층에 대한 교육, 직업훈련 확대, △산학연계 강화를 통한 훈련의 현장적합성 제고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이밖에 노조와 기업이 양보해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나누는 ‘잡 쉐어링(job sharing)’, 신용제약으로 미취업 기간 동안 인적자본 축적이 어려운 저소득, 저학력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실업의 장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학사업 직업훈련 지원 등을 통해 인적자본 축적을 도모하고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성장지향적 재분배정책’, 현장훈련을 중시하는 유럽의 견습제도(apprenticeship)를 4년제 대학 교과과정에 도입하는 등 산학연계 강화를 통한 훈련의 현장 적합성을 높여나가는 것 등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부가 “2015년부터는 정년퇴직자 수가 대학 졸업생 숫자보다 많아 청년실업 문제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일말의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고용노동부는 “2015년 정년 퇴직자수는 54만 1000명인데 비해 대학 졸업생 수는 50만2000명으로 약 4만명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은퇴자와 청년층의 수가 역전되면 청년들이 취업할 기회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2~3년이 청년실업 해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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