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은 사과’ 옥시, 한국서 살아남을까?

산업 / 여용준 / 2016-05-03 12:02:37
▲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살균제 피해자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옥시 영국 본사 CEO를 포함한 이사진 8명을 검찰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해자연대 “한국서 나가라”
불매운동 효과 ‘매출급감’
심상정 “청문회 열고 진상규명”
장하나 “궁극적으로 정부 책임”


[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옥시가 국내 진출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일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관련해 공식사과를 했지만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되고 있으며 옥시의 국내시장 철수를 원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아타 사프달 옥시(RB코리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며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사프달 대표는 “(정부의 피해조사) 1등급과 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저희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인도적 기금은 가습게 살균제 사건으로 인해 고통받은 다른 분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피해자가 공정하고 조속한 보상받을 수 있는 명확한 체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조사와 보상을 위해 “독립적인 패널(기구)를 7월까지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연대는 옥시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5년간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피해자의 한 맺힌 눈물을 외면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기자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며 “유가족연대는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명을 죽인 옥시는 전대미문의 대참사를 유발하고도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2번씩이나 변경하며 온갖 거짓과 위선으로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며 “옥시의 자진 철수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또 유가족연대는 언론을 이용한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를 직접 만나 ‘명백한 옥시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옥시에 대한 피해자들과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가운데 이에 대한 결과는 매출에서도 바로 나타나고 있다.


3일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옥시에서 제조한 제습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급감했다. 이 기간 중 옥시 표백제 매출은 38% 줄었고 섬유유연제 매출은 7%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옥시 제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판촉행사를 벌였음에도 이처럼 매출이 감소한 것에 대해 불매운동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 촉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2013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3일 한 라디오매체와 인터뷰에서 가습기 살균제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청문회도 필요하다. 예전 일본 도요타 자동차 대형 리콜 사태 때 미국 의회에서 도요타 회장을 불러서 8시간이나 청문회를 했다”며 “옥시 영국 본사 임원의 소환 불응 시 퇴출 기업으로 낙인할 수 있는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해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처음 발의했던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태가 불거진 2011년 전부터 학계서 보고가 들어왔지만 제대로 된 역학조사를 미루면서 화를 키웠고 문제의 화학물질(PHMG) 수입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해 흡입독성 유해성 심사를 하지 않은 것만 해도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궁극적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검찰의 정확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옥시의 잘못을 밝혀낼 책임은 검찰의 몫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검찰도 늦었지만, 조속하고 엄정한 수사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옥시 건은 검찰의 몫이 된 만큼 검찰은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히고 철저하게 책임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빅3’의 노조는 ‘살인기업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옥시의 제품을 더 이상 팔지 말라고 사용자인 대형마트들에 촉구했다.


또 네티즌들 역시 “면책용 입장 발표다”, “너무 늦었고 진정성 없는 사과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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