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없는 기업환경개선 논란

산업1 / 송현섭 / 2006-10-08 00:00:00
출총제·수도권 규제 등 빠져

최근 기업환경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부가 지난 28일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기업의 창업에서 퇴출까지 총 10개 부문, 115개의 세부 규제완화에 대한 과제가 광범위하게 포함돼있다. 재계는 일단 창업 및 공장설립이 줄고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핵심산업 제조업체의 해외이전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이 나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수도권, 중소기업 위주 정책이라며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핵심이 빠져 반쪽자리에 불과하다는 비판 역시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따라서 한시적이지만 비수도권 창업기업에 대해 최대 10억원까지 설비투자 보조금이 지급되는 한편, 각종 부담금이 면제되고 공장설립 규제도 완화되며 동산담보대출 역시 활성화된다.

또한 소규모 주식회사 설립절차의 간소화도 눈에 띄지만 실제로는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틀이 유지되고 출자총액제한제 개선대책도 포함되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는 일단 정부가 기업경영의 애로를 파악해 개선대책을 내놓은 만큼 공식적으로는 정부대책을 환영한다는 입장까지 표명했지만 속으로는 불만족스러운 것으로 파악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서는 빠졌지만 출총제 폐지관련 입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수도권 입지수요 검토 움직임도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조치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역시 논평을 통해 “정부가 다양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은 기업의 투자확대와 경기활력 회복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재계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방안, 상속세 부담완화 방안 등이 빠졌고 중소기업에서도 공공구매촉진 등 판로난 대책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창업부터 퇴출까지 총 10개 부문에 걸쳐 115개 세부항목으로 규제완화 등 과제들이 포함된 이번 종합대책은 비수도권·중소기업위주의 지원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창업·공장건설이 감소, 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의 해외이전이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악화되는 기업환경 개선차원의 제도개선 및 규제완화는 옳다는 것이 전문가의 전언이다. 우선 정부는 한시적인 창업 기업에 투자보조금을 지급하고 각종 부담금을 면제할 방침인데 내년부터 3년간 비수도권에서 창업한 기업이 이번 제도 개선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기업은 공장설립 및 설비투자금액의 10%를 보조금으로 지급 받는데 지급액의 규모는 업체당 최대 10억원까지 한도로 투자금액의 10%대에서 정부의 직접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임대전용 산업단지 140만평을 추가 공급키로 결정하고 그동안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을 향후 비수도권으로 확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부가 당초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비롯한 수도권 공장총량제 규제폐지를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이번 종합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아무튼 정부는 공장입지에 대한 대표적 규제로 재계의 불만이 큰 수도권 공장총량제의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지만 선별적인 심사와 신·증설의 허용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와 관련 재경부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에 대한 큰 틀은 유지하되 수도권지역의 대규모 공장설립 수요가 있을 경우에 한해 건별로 심사해 선별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공장입지 유도지구의 신설대책이 관심을 끌고있는데 관리지역 안의 3만㎡이상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업체에 부과되는 지구단위 계획수립 의무로 인한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또 금융지원 및 과세 합리화차원에서 정부는 동산을 활용한 대출 활성화를 추진해 부동산이 아닌 유동자산을 담보로 기업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며 네트워크론 역시 추진키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업이 보유하는 부동산 이외의 모든 동산을 담보로 활용,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지원을 받게 하고 자산에 붙은 저당 유동화제도를 도입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형 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용대출을 확대,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네트워크론을 보완해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제품구매시 공공구매론을 시범 도입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미국식 유한책임회사(LLC)에 대해 법인단계에서 과세하지 않고 법인에 참여하는 개인단계에서 과세하는 파트너십과세제도를 도입, 과세 역차별논란을 차단키로 했다.

소규모 창업절차 역시 대폭 간소화되는데 정부는 LLC제도 도입을 통해 소규모로 창업할 때 LLC형태의 창업을 적극 유도하는 한편, 신규법인 설립절차를 대폭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주식회사 설립시 현행 5,000만원인 최소자본금제도의 폐지를 추진키로 했으며 기업의 위법행위를 기업과 협의, 시정안을 마련하고 법적 구속력을 주는 동의명령제를 도입한다.

한편 이번 대책과 관련 수도권 공장증설 선별 허용과 공장총량 규모확대가 포함된 것에 대해 공장총량제 폐지를 원하고 있는 경기도는 기대이하의 대책이라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창업과 공장설립, 외자유치가 급감하는 등 활력이 둔화되는 조짐을 정부가 인식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겠지만 실망스런 점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기존 틀을 유지하고 제한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종전 입장만 반복하며 재계요구 가운데 8개 업체중 4개사에만 허용키로 결정한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특히 경기도 관계자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번 대책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중앙정부의 경제상황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앞으로 전향적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력 피력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34개 기업이 55조8,112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계획대로 투자할 경우 4만3,000개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책이 비수도권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음에도 불구, 공장증설의 선별적 허용조차 우려된다며 비수도권 지자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모두 불만족스런 정책이 되고 있다.

특히 여타지역에 비해 경제기반이 취약한 광주시와 전남은 이번 정책으로 외지기업의 유치차질이 예상된다며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즉각중지를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공장증설이 가능토록 2006년∼2008년까지 수도권의 공장건축총량을 1,224만㎡로 설정, 2004년∼2006년 배정량 856만㎡보다 368만㎡를 늘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자체장과 국회의원의 모임인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지역산업이 고사되고 경제기반마저 무너질 것이라며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는 수도권 규제시책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번 대책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후퇴”라고 전제,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빨리 시행하고 먼저 지방을 육성한다는 약속을 실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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