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GM, 위기 몰린 까닭

산업 / 최병춘 / 2013-12-16 14:36:41
GM 새 전략서 낙오된 한국…철수설 ‘모락모락’

노조 “대책 내놔라” 반발, 산은 “좌시 않겠다” 엄포


[토요경제=최병춘 기자]GM이 유럽에서 쉐보레 철수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유럽시장의 쉐보레 생산을 전담하다시피 한 한국GM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군산공장을 크루즈 신형 생산 라인에서 제외하면서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이 제기된데 이어 들려온 소식인 만큼 GM의 의도가 더욱 의심을 받고 있다. 당장 생산량 축소에 따른 피해는 한국GM 인력 개편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노조의 반발과 함께 희망퇴직설마저 새어 나오고, 소형트럭인 다마스와 라보까지 생산중단 결정을 내리는 등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지엠 세르지오 호샤 사장과 GMIO 팀 리 사장
◇쉐보레 유럽 철수 ‘후폭풍’ 맞은 한국GM


미국 제너럴 모터스(GM)가 브랜드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 시장에서 2년내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GM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한국GM이 유럽에 판매되는 쉐보레 차량의 대부분을 생산 중인 한국GM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난 5일 GM은 2016년부터 오펠, 복스홀 등 2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럽 지역의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고 밝혔다.


GM은 쉐보레 콜벳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한 쉐보레 전 모델을 2015년말까지 단계적으로 철수할 한다. 이는 유럽 대중차 시장에서 비중이 작은 쉐보레 대신 인기 브랜드인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브랜드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GM의 전략으로 한국GM의 생산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GM 수출량 60만여 만대 중 30% 정도가 유럽지역으로 공급되는 등 유업 수출에 대한 생산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즉 GM의 이번 사업전략 수정으로 2016년부터 한국GM 연간 생산량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80만대의 생산물량이 2015년에는 65만대 수준으로 급격히 줄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공장의 생산물량 감축이 향후 한국GM에 구조조정 등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번 GM의 사업전략 수정은 GM이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8월에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GM의 한국철수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GM이 군산공장에서 신형 크루즈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한국 철수설’이 급부상했다.


철수설이 나돌자 GM은 올해 초 8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시장 철수는 없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우려는 여전했다.


다시 유럽시장 쉐보레 철수로 군산공장의 타격이 가중되면서 다시 철수설이 고개를 들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에 공장을 가진 회사인 만큼 생산성이 낮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든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효율성이 높은 공장으로 옮겨가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GM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개발한 차종을 살짝 변경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방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가격면에서도 현대·기아차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한국GM이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를 잠정적으로 생산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복되는 한국GM 철수설, 이번에는?


하지만 한국GM 측은 다시 불거진 철수설에 대해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일부 제기되고 있는 매각설도 “터무니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당장 한국GM의 생산물량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동조합과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여러가지 다각적인 방향으로 보완 방안을 찾고 있다”며 “내년부터 주·야간 교대에서 주간 2교대로 돌아가면 근무시간이 줄어들고 생산량도 줄어들겠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에서는 사무직 직원에 대한 희망퇴직 시행 등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회사가 이사회를 열어 쉐보레 유럽 시장 철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노조에 이를 사후 통보했다”며 “이는 노조와 1만5천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유럽시장 철수 결정이 심각한 구조조정 등 근로자 고용불안의 요인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일반적인 구조조정 시행 의도가 포착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시장 개척, 신차종 투입, 공격적인 마케팅·투자 등 공장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사측에 요구했다.


한국GM은 현재 부평·창원·군산 등 3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3차 협력업체까지 고려하면 근로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여기 한국GM의 2대주주(17.02%)인 산업은행도 쉐보레 유럽 철수 결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GM 행보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산은은 특히 GM 측의 이번 결정이 일감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한국에서 출구를 찾으려는 GM 측의 고도로 계산된 행위라고 보고 한국GM의 2대주주로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강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은은 8일 GM 측에 이번 브랜드 철수 계획과 관련해 유럽 판매 법인의 자산·부채 내역 등이 담긴 재무 회계 자료 등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GM 측이 유럽에서 쉐보레 철수 결정을 내린 주요 근거로 내세웠던 유럽판매 법인의 실적 악화가 사실인지를 회사의 내부 재무·회계자료 등을 검토해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산은은 자료 검토 과정에서 한국GM의 계열사인 유럽 판매법인이 쉐보레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경영상 부실은 없었는지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M 측이 이번 경우처럼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국내 공장의 생산 물량을 줄여나갈 경우 이를 막을 방안이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GM은 지난 10일 사상 첫 여성 CEO를 맞이 했다. 수석부사장직을 맡아온 메리바라가 새로운 CEO로 등극하면서 GM의 향후 행보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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