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의혹… ‘뺨 맞을 중매’

산업 / 토요경제 / 2013-02-22 14:34:38
결혼정보업체 소비자 불만 잇따라

▲ 듀오와 벧엘 등 일부 결혼정보업체에서 소비자 불만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토요경제] “중매는 잘 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 하면 뺨이 석 대라”


인륜지대사인 혼인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대를 소개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표현하는 속담이다.


그런데 이 ‘중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의 ‘뺨 맞을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유명 결혼정보업체의 소개로 만난 상대방이 결혼 의사 없이, 돈벌이를 위해 나온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의 의사와 전혀 다른 상대방을 소개한 것으로 모자라,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자체 규정’을 이유로 거부하는 황당한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 내 맞선 파트너가 알바생?
유명 결혼정보업체 듀오(대표 김혜정)를 이용한 소비자들이 “맞선 파트너가 아르바이트생인 것 같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했다. 듀오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A 씨(직장인ㆍ30대 중반)는 지난 달 12일 결혼정보업체 듀오와 154만원에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결혼에 꼭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듀오에 가입한 A 씨는 “직업이나 학업 수준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자신과 비슷한 여성을 소개해 준다는 직원의 설명에 서비스를 이용키로 한 것.


같은 달 26일 기대를 안고 첫 만남을 가진 A 씨는 평상복차림에 화장도 하지 않은 여성의 모습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갈수록 그의 실망감은 더욱 깊어갔다 A 씨는 “진심을 다해 만남에 임한 나와는 달리 상대여성은 보통 맞선자리에서 하는 대화가 아닌 취직이야기만 늘어놓았다”며 “상대방의 말과 행동은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두 시간 동안 대충 시간 떼우려고 온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나는 배우자를 구하기 위해 진지한 자세로 나왔는데, 상대방은 그저 인터넷 채팅하러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만남을 위해 결혼정보회사에 거액을 지불했다고 생각하니 더욱 화가 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가입 당시엔 분명 ‘최적의 상대를 연결해 준다’는 업체의 광고 내용을 신뢰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고 있는 나와 달리, 상대여성은 현재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다”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회원 수를 늘리려는 꼼수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달 초 듀오를 이용했던 B 씨(女ㆍ의사ㆍ30대 초반)는 “듀오를 통해 한 남성과 만남을 가졌는데,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의 친구의 지인이었고, 자신과 직업이 같은 레지던트 의사였다”고 말했다.


B 씨는 “이 남성은 듀오 회원과의 만남이란 사실을 숨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나와 만나기 전, 지인들에게도 ‘일반 소개팅’이라고 전한 것으로 들었다. 의료계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는데, 그 상대남성이 듀오회원과의 만남을 숨기려한 사실 자체가 알바라는 정황이 아니었겠느냐”고 덧붙였다.


계속되는 ‘알바 논란’과 관련, 듀오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듀오 관계자는 “맞선 상대방의 복장이 평상복이었다곤 해도, 고객의 복장을 일일이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만남 전에 상대의 기본적인 프로필을 제공하고 고객이 확인한 후 만날 의향을 밝히면 그 때 만남을 진행한다. A 씨가 상대의 전반적인 정보를 이미 확인한 후 만남이 진행됐으므로, 문제없는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듀오측은 또 B 씨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회원들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한 만남을 주위에 밝히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김 씨의 상대남성도 이같은 이유로 ‘일반 소개팅’이라고 말해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르바이트생 고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의혹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짝 잘못 맺어주곤 오히려 ‘당당’
개신교인만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결혼정보회사 ‘벧엘 기독교 결혼정보회사(대표 홍상국/이하 ‘벧엘’)’는 맞선 상대방의 나이를 잘못 알려주고,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려는 소비자에게 자체규정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 씨(女ㆍ회사원ㆍ30대 초반)는 벧엘에서 전화 상담을 받은 후, 지난 달 29일 3회 만남을 조건으로 35만원을 현금 결제했다.


업체는 C 씨에게 가입비 25만원에 3회 만남을 약속했다. 원래 1회 만남가격은 10만원으로 2회 분의 만남은 보너스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계약조건이었다.


이달 3일 첫 번째 만남을 가진 C 씨는 상대 남성과 대화를 하던 중, 두 살 많다고 들었던 상대의 나이가 실제로는 자신보다 두 살 어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공된 사전정보가 사실과 달랐기에, 업체에 대한 신뢰를 잃은 C 씨는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C 씨가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에 있어 나이도 중요한 정보인데 어떻게 오류가 생길 수 있느냐”며 따지자 업체는 “상대 남성이 오래전에 가입한 회원이라 나이가 잘못 전달됐다”고 답했다.


이어 “계약당시 팩스로 제공했던 계약서에 환불이 불가하다고 적힌 내용을 보지 못했느냐”고 반문했다.


C 씨는 “이건 명백히 벧엘 측의 잘못으로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는 상황이데, 벧엘 측이 되레 ‘계약 해지가 불가능하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며 “그 이유가 다른 법령도 아닌 ‘자체 규정’이라니,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벧엘 측에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는 등 법적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벧엘 측은 “환불 및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회사와 소비자 양자 합의 하에 이루어진 계약 내용이므로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했다.


◇ 약관ㆍ자체규정 이유로 해지 거부는 무효
익명을 요구한 한 법학 교수는 듀오 관련 의혹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알바생 고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기죄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만에 하나 듀오 측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는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행위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형법상 사기죄(제347조)에 해당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 교수는 “다만 업체 측에서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는 점, 상대방이 맞선자리에 나온 회원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결혼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벧엘 의혹에 대해서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에는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공정위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의하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해제 및 해지시에는 1회 소개개시 후 해지하는 경우에 '가입비×(미소개 횟수/총횟수)+가입비의 20%' 환급 규정에 따라 일정금액을 반환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C 씨의 경우 총횟수(보너스횟수까지 포함)가 3번이고 미소개횟수가 2번이므로 가입비 35만원에 2/3를 곱하면 23만3,333원이 나오고 이 금액에다 가입비의 20%인 7만원을 더하면 총 30만3,333원을 반환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서 사업자의 귀책사유란 일방 당사자의 고의 과실로 명백히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허위로 제공한 경우를 말하는데, 이 정보에는 상대남성의 나이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 사안 역시 사귀책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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