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도 받지도 않는 문화 만들 것”

산업 / 전현진 / 2013-02-21 17:23:50
한국제약협회 ‘리베이트’ 입장 발표

▲ 한국제약협회는 지난 20일 이사장단회의를 열고 최근 의료계의 ‘리베이트 단절 선언’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입장을 정리, 발표했다.

[토요경제=전현진 기자] 한국제약협회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의 ‘리베이트 단절 선언에 제약계도 동참하라’는 요구에 드디어 입을 열었다.협회는 지난 20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한국제약협회 입장’을 발표했다. 협회는 몇 가지 조건을 정부에 요청하며 리베이트 근절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 “자정활동 강화하겠다”
지난 20일 제약협회는 이사장단회의에서 “의약품 리베이트라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은 크게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의협과 의학회의 ‘리베이트 단절 선언’을 의약품 유통질서 확립의 전기로 삼아 주지도 받지도 않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또 “리베이트를 근절하지 못하면 제약산업의 구조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꾀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회원사들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계도ㆍ홍보를 통해 정도경영 및 윤리경영이 뿌리내려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협회 윤리규정을 강화해 리베이트 행위로 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회원사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아울러 리베이트 사전 차단 조치로 제약기업 간의 상호 감시를 독려하고, 자정활동을 더욱 강화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리베이트 법령 모호”
제약협회는 의학 및 의료기술의 진보와 제약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시키는데 노력은 하겠지만, 몇 가지 조건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정부는 리베이트 근절의 실행력을 담보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명확히 정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약협회는 “의료계와 제약업계, 시장 감시자인 정부와 오피니언 리더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리베이트이고, 왜 없애야 하며, 어떻게 처벌할지를 명확히 해 사회적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권자의 자의적 판단과 피조사자의 불복으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소(訴)가 줄어들 것이고, 시비가 분명한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처벌만이 일벌백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협회는 리베이트 법령의 모호성으로 영업사원의 영업 및 마케팅 활동과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협회는 “의약품의 연구개발ㆍ임상시험ㆍ학술행사ㆍ제품정보전달 측면에서 제약기업과 의료인의 교류ㆍ협력은 필수적이지만 이것이 리베이트 행위로 간주돼 사법당국 조사까지 받고 있다”며 “이는 재삼 고려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제약협회는 “제약기업 정보전달자(MR)의 정상적 영업ㆍ마케팅 활동과 의료인의 환자진료에 필요한 학술정보 습득 활동은 제약-의료의 상호발전을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한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약품정보전달자(MR)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은 제품의 약효ㆍ약리작용ㆍ적응증ㆍ용법 등 정확한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이같은 정당한 마케팅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약협회, ‘약가인하정책’ 수정 요구
협회는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했다. 협회는 “지난해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로 제약계는 연간 1조 7000억원의 출혈을 감수했다”며 “또 다시 기등재목록정비사업으로 내년 1월까지 8000억원에 달하는 약가가 인하될 상황에 놓여 제약계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신약개발 의지를 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베이트는 일벌백계로 다스리되, 약가정책은 보험재정과 R&D투자 측면, 나아가 제약산업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고려해 재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신약개발은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사업이므로 즉흥적이고 불안정한 약가정책은 갈 길 바쁜 제약산업에 치명타를 입힐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제약협회는 “잘못된 관행의 반성과 근절,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실천함에 있어 의협, 의학회와의 협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의약품 리베이트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강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고품질 의약품 생산과 과감한 R&D활동을 통한 신약개발로 세계 7대 제약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실현해 나갈 것”을 거듭 약속했다.


끝으로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어느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고통을 받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라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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