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미국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추진과 함께 한국산 철강제품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통상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시장 공급과잉 때문에 내년에도 해외수출 등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주요 수출상대인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선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과 중국 등)일부 국가가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면서 “미국 행정부가 철강 공급과잉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라 법의 허용범위 안에서 단호히 대처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활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국내 철강업계는 최근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상당부분 진척돼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과잉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고 보면서도 미국의 압력에는 수세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십년간 생산능력과 품질경쟁력이 약화돼 수입제품에 밀려왔던 자국 철강산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한미 FTA 개정을 추진하고 한국산 철강재에 잇따라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철강산업은 대규모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국내외에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고 있지만 주요 수입국인 미국의 대응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며 “이제라도 정부차원의 외교적 노력과 함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협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앞서 포스코를 비롯해 우리나라 탄소·합금강 선재 제조회사들에 대해 무려 40.80%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예비판정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심지어 세율을 당초 10.09%로 산정했다가 조사를 진행한 미국 업체의 실수라면서 슬그머니 조정한 뒤 4배나 올려 사실상 법정 최고세율에 가까운 반덤핑 관세를 물렸다.
특히 이 같은 미국의 반덤핑 관세의 공세에 맞서 해당 국내회사는 각자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미국 현지에서 진행하는 재판일정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다만 포스코는 지난 6월 미국 정부가 탄소합금 후판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열연강판에 부과된 61.0%의 관세에 대해서도 역시 작년 CIT에 소송을 냈으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넥스틸도 예비판정보다 높은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한 미국의 최종 판정에 반발, 지난 4월 덤핑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위법적이고 불충분하다며 CIT에 제소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탄소배출권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 과태료를 내야 할 처지로 내몰리자 발전·정유업계 등과 함께 정부에 대책마련을 건의했는데 가뜩이나 어려운 업황에 강화된 환경규제에도 묶여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하소연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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