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이어 국책금융기관도 실적압박에 조작 파문

산업 / 이규빈 / 2017-10-26 14:56:46
정부 산하 상공조합중앙금고, 실적 달성위해 서류 무더기 조작
일본 상공조합중앙금고 본점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이규빈 기자] 고베제강 품질조작과 닛산자동차 무자격 검사 파문 등으로 일본 제조업의 신뢰도가 떨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 산하 금융기관인 상공조합중앙금고가 실적 달성을 위해 서류를 무더기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이에 상공조합중앙금고(상공중금) 직원의 20%가량이 징계를 받고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관리책임을 이유로 2개월분 급여를 스스로 반납하기로 했다.

26일 아사히,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상공중금은 25일 지진이나 태풍,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을 돕는 정부의 저리융자제도인 '위기대응업무'에서 전체 직원의 20%가 연루된 대규모 서류조작 내용을 공개했다.

상공중금 자체조사 결과, 일본 전국 100개 점포 가운데 97개 점포에서 4천802건(융자액 2천646억엔·약 2조6천193억원)의 부정이 있었다. 서류조작 등에 직접 관여한 444명과 상사를 포함한 979명은 부정책임이 인정됐다. 퇴직자를 제외한 813명이 징계처분됐다. 사장은 물러나기로 했으며, 상무 2명도 사임했고 전 경영진 7명도 보수를 반납해야 한다.



위기대응업무는 위기로 어려운 중소기업에 대한 일시적 자금 지원이지만, 상공중금 경영진이나 직원의 실적유지 수단으로 전락하며 경기회복 뒤에도 예산이 투입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민간 금융기관과 경쟁하며 융자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썼다는 지적도 받는다.

상공중금은 "중소기업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융자 계획치를 지점에 분배한 뒤 목표 달성을 압박했고, 지점 실적에 더해 개인 출세나 상여금에도 영향을 줘 조작과 은폐의 배경이 됐다.

예를 들면 부정이 가장 많았던 도쿄 이케부쿠로지점에서는 2014년말 부정융자가 발각돼 당시의 경영진에게 보고됐지만, 경리자료 조작을 본부가 주도하는 형태로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이 사건에 관여한 간부들도 경영진의 중추로 남아 그 후에도 부정은 멈추지 않았다. 아다치 겐유 사장은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비난받아도 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적발된 부정의 80%는 엔고나 디플레이션을 이유로 한 융자에 집중됐다. 위기대응업무 이외에도 '중소기업 월차 경황관측'에서도 조사표를 조작한 사례가 142건 있었다. 서류조작은 물론 고객 위조인감 날인도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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