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인수전 ‘내가 승리하리라’

산업 / 장우진 / 2011-10-17 11:01:38
4대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매물찾기 ‘매의 눈’

[토요경제=장우진 기자]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금융회사들의 저축은행 인수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를 비롯, 증권사·보험사에 대부업체들까지 저축은행 인수를 눈독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체들간 치열한 인수·합병(M&A)전이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사장 이승우)는 이달 말 회생하지 못한 저축은행에 대해 늦어도 이달내 매각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금융회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혀 금융회사의 저축은행 인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대부업체 등에 대해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늦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대부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달내 저축은행 매각입찰 공고


예보가 이달 말 회생하지 못한 저축은행에 대해 매각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예보는 2~3개의 저축은행을 묶어서 매각하는 ‘패키지 방식’과 개별 매각을 동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저축은행 매각을 위한 주간사로 대우증권을 단독 선정해 늦어도 이달내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예보는 상반기 패키지 매각이 대신증권이 가져간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한 건에 불과한 만큼 이번에는 패키지 매각을 고집하지 않고 개별매각과 병행하는 쪽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저축은행 매각 역시 상반기와 마찬가지고 자산부채 이전방식(P&A)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정상화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M&A(인수·합병)을 논하는 것을 이르다”면서도 “회생하지 못하면 이달말 경 매각 입찰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부채 이전방식(P&A)란 흔히 알려진 인수합병(M&A)와는 달리 부실채권 인수필요가 없어 M&A에서 흔히 일어나는 ‘승자의 저주’ 같은 인수후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적다.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매물찾기 ‘매의 눈’


이같이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옴에 따라 4대 금융지주사를 비롯, 증권사·보험사에 대부업체까지 저축은행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저축은행 인수에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는 4대 금융지주사다.
지난 1월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을 인수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설립한 우리금융지주는 저축은행을 추가로 더 사들일 방침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실저축은행을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현재 3~4곳의 저축은행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우리금융저축은행 출범식에서도 “우리금융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서민금융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저축은행 1~2개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최근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중인 하나금융지주도 저축은행 인수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최근 “금융산업의 공익적 측면에서 1~2개의 저축은행을 인수할 생각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지난 5월에도 저축은행 인수의지를 내비친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외환은행 인수난항과 국감에서 하나금융-론스타간 1조5000원 대출 거래가 도마 위에 오르는 등 저축은행 인수에는 안팎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다.
한편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지난달 말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 290만주를 인수하며 2대주주가 됐다.
이 밖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비은행 부문 비중을 높이기 위해 가격만 많다면 최대한 많이 저축은행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 등 두 번의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던 신한금융지주도 저축은행 인수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 파랑새 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들이 지난달 18일 영업정지 되면서 4대 금융지주사를 비롯, 금융회사들이 저축은행 인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에 대부업체까지 ‘인수전 가세’


이 외에 증권사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보험사 중에서는 국내 첫 보험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 대부업체에서는 러시앤캐시가 본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대신증권이 3개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이번 저축은행 인수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다.
한투와 키움 증권은 지난 5월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대신증권에게 뺏긴 경험이 있다.
한편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로 잘 알려진 에이앤피파이낸셜은 대구 앰에스저축은행 인수를 적극 추진했으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러시앤캐시는 예비인수자 자격으로 엠에스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주식매매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늦어지면서 인수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례가 있고 최근에는 개인정보 보호법규 위반으로 억대 과징금도 부과됐다”며 사실상인수승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상호저축은행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다.
이에 에이앤피파이낸셜 관계자는 “가격 등 지분인수를 위한 세부적인 협상은 모두 마무리 지은 상태”라며 “금융당국이 결정할 사안인 만큼 최종 결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 금융전문가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고리대금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으나 결국 대부업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석동 “저축은행 인수, 서민금융 활성화에 유용”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금융회사의 저축은행 인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가 저축은행를 인수하는 것이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금융권에서 다각적인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 발전을 위해 금융권의 리세스 오블리주(Richess Oblige)가 중요하다”며 “그간 공적자금 등 국민의 부담으로 금융회사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졌고 금융회사의 기반이 마련된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부문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경영 투명성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입법절차가 진행 중인 금융회사 경영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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