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대책-④] 가계부채 잡기위해 전방위 압박…"기존대출자는 보호"

산업 / 유승열 / 2017-10-24 14:56:05
신규대출자만 규제…"성장률 의식, 대책 강도 낮아" 지적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이번 가계부채 대책은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들었다는 평가다.


정부는 부채의 증가율 자체가 높은 데다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과 비교해도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금리 상승의 충격을 견디지 못할 취약계층의 부실화 등 단기적 위험을 먼저 예방하고, 중장기적으로 부채 규모를 안정화하면서 구조를 개선하는 쪽으로 24일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했다.

경제 성장에 따른 부채 증가는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친 증가율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기 전인 2005~2014년의 연평균 증가율(8.2%) 아래로 낮추기로 했다.


채찍으로 든 게 현재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개량한 신(新) DTI다. 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받을 경우 기존 대출의 원리금이 모두 상환액으로 잡힌다. 기존에는 이자만 상환액으로 잡혔다. 이 같은 다주택자의 2번째 주택담보대출부터는 만기가 15년으로 제한된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병행된다. DTI는 일정 비율을 넘기지 못하는 행정규제지만, DSR는 금융회사들이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여신관리 지표다. DSR를 따져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전면 도입 시기는 2019년에서 내년 하반기로 당겨졌다.


내년부터는 신 DTI와 DSR를 통해 자금 공급을 더 조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가계부채의 증가율이 매년 0.5~1.0%포인트 낮아지는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자 160만2000명의 부채 521조원도 집중적인 관리 대상이다. 자영업 대출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형 자영업자는 그 자체로 부채 증가 요인일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유발한 장본인들로 지목됐다. 정부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등 채찍을 쥐었다.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가계부채가 있는 191만가구 중 DSR 40% 이하, 자산대비 부채비율(DTA) 100% 이하인 746만가구(A 그룹)는 상환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의 부채 724조원은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DSR 또는 DTA가 각각 40%나 100%를 넘으면 소득(자산)은 충분하지만, 자산(소득)이 부족한 'B 그룹'으로 분류했다. 313만 가구에 525조원이다.


DSR 40% 초과에 DTA 100% 초과는 소득·자산 모두 부족한 'C 그룹'이다. 이들 32만 가구의 부채 94조원은 부실화 우려가 있다. 이와 별도로 이미 부실화해 상환이 불가능해진 부채(D 그룹)는 100조원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B~D 그룹을 연체 여부나 대출 종류, 상환능력 등을 따져 지원하기로 했다. 최장 3년의 채무조정(원금상환 유예)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연체 발생을 예방한다. 이미 연체가 발생한 대출자는 가산금리 인하와 담보권 실행 유예로 지원한다.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부채 가운데 소액(1000만원 이하)·장기(10년 이상) 채무는 상환능력을 심사해 탕감하거나 깎아준다.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생계형·일반형 자영업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가칭 '해내리 대출' 재원을 마련해 지원한다.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겪는 자영업자는 이자를 감면하고 원금상환을 미뤄준다.


정부는 가계부채가 당장 심각한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은 작지만, 증가세를 잡지 못하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예상만큼 강력한 대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살핀다면서 대책의 발표 시기를 여러 차례 미뤄온 점이나, 정부가 최근 3% 성장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다.


특히 '기득권'은 건드리지도 못했다. 규제 측면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다주택자 대상 신 DTI 규제의 경우 신규 대출부터 적용된다. 기존 다주택자는 대출을 더 받지 않을 경우 만기 연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당시의 규제 체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돈을 빌렸던 '기대 이익'을 침해할 수 없다는 논리다. 8·2 대책의 LTV·DTI 강화도 마찬가지였다. 경제적으로 보면 합당한 논리지만, 다주택자들이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부채질해놓고 정작 규제는 신규 대출자가 떠안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