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 후 처음 팀 훈련에 합류했는데, 오늘 훈련은 어땠나요?
▲ 힘드네요. 다른 선수들도 오늘이 제일 힘들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이적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결국 협상 전부터 팀을 옮기는 것을 결심했던 건가요?
▲ 네. 팀이 싫었다기보다는 프로 입단 후 계속 한 팀에 머물면서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팀을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나 도움이 되지 않는 거잖아요.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물론 제가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하고 잘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였겠지만 새로운 분위기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어요.
지난 시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코칭스태프가 바뀌는 등 많은 일이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도 이적을 결정하는 데 영향이 있었나요?
▲ 특별히 그런 부분은 없었어요. 새로 오신 신기성 코치님이 같이 해보자고 하시면서 ‘내가 와서 가는거냐’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시는 데, 그게 아니라고 말씀드리면서 거절하는 것도 정말 힘들었고요.
결국은 금액 때문에 여러 가지 말이 나오게 됐어요.
▲ 그 액수를 꼭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어요. 팀을 옮기겠다는 결정을 먼저 내리다 보니까 협상 과정에서 금액이 올라가면서 이런 결과가 됐고, 하나외환에서는 1억 7000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정말 그랬다가는 팀에 남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바꾸지 않은 거였어요. 사실 성격도 소심한 편이고, 이런 금액이 발표가 되면 당연히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들을 거라고 생각해서 결정이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비난을 받고, 남들에게 욕을 먹을 수도 있는 부분인 만큼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은 감수해야 하는 것 같아요.
안 좋은 이야기들도 정말 많이 들었죠?
▲ (웃음) 정말 쉬는 게 쉬는 거 같지 않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보면 지난 시즌 초반에는 예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2라운드부터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 시즌 전에 전지훈련이나 연습게임 때부터 평균 10점 이상을 계속 넣었던 분위기를 1라운드에는 계속 끌어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 득점이랑 상관없이 경기 결과가 계속 안 좋으니까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계속 들었고...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컸던 것 같아요. 자신감도 떨어졌고요.
3점 성공률이 데뷔 후 가장 안 좋았는데, 시즌 막판에 특히 난사에 가깝게 시도가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아무래도 기회가 나면 던지라는 주문을 많이 의식했던 건가요?
▲ 시즌 막판에 확실히 그런 모습이 있었던 거 같아요. 상황이 됐을 때 던지지 않으면 팀이 더 어려워진다고 주문을 많이 들어서 슈팅 밸런스에 제대로 신경을 써서 정확히 던진다는 것 보다는 무조건 던져야 한다는 것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적 후에 이호근 감독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나요?
▲ 그냥 ‘팀에서 필요해서 영입한 거다’라고 하셨고요, 지금은 비록 비난하고 안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런 사람들까지도 나중에는 박수를 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서라고 말해주셨어요.
아무래도 부담감이 상당할 것 같은데요
▲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분명히 달라진 모습,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제는 이전과 다른 부담도 안게 된 것 같아요. 지만 부담은 갖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정말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집어내고 많이 배워서 코트에서 플레이로 보여주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해요.
삼성생명, 리빌딩을 위한 과감한 투자
가능성을 보고 영입을 했다 하더라고 분명 박하나의 몸값은 삼성생명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게다가 ‘샐러리캡’이 존재하는 농구에서는 더욱 망설여지는 액수다. 그렇다면 삼성생명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막판 순위경쟁에서 밀리며 안타깝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고배를 마셨다. 팀 창단 이후 첫 플레이오프 좌절이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이러한 결과를 두고 ‘부진’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전통의 명가’ 삼성생명은 박정은의 은퇴로 화려한 시기를 지탱했던 스타 플레이어들이 거의 은퇴를 통해 팀을 떠났다. 현재 남아있는 선수 중 이미선만이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김계령 역시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과거의 위력을 꾸준히 보여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공을 들였던 중견급 선수들의 성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면 모든 경기에서 고전을 면키 힘든 상황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팀의 성적을 함께 이루어내야 하는 리빌딩을 진행해야하는 삼성생명에게 FA시장은 반드시 뛰어들어야만 하는 승부처였다. 그러나 WKBL의 FA시장에서 초특급 선수의 이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계약 상한선이 존재하고 있어 원소속 구단이 최고액인 3억 원을 제시하면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라도 이동은 불가능하다. 이적이 가능한 자유계약 시장인 2차 계약에 나오는 특급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외부 영입을 통한 전력강화를 위해서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에 대한 ‘배팅’을 주저할 수가 없다. 선수 영입이 ‘대박’이었는지 ‘쪽박’이었는지는 결국 시즌이 끝난 후 평가를 해야 하는 것이 가장 합당할 수 있다. 어차피 FA시장 역시 일종의 ‘도박’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이호근 감독은 박하나에 대해 “슛 자세가 흔들림이 없고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올 시즌 팀의 주전 2번으로 활약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박하나가 현재까지 경기력에서 정상급 기량을 펼쳐보이지는 못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리면서도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인 만큼 분명히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폭발시킬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또한, FA계약과 관련한 외부의 구설을 의식한 듯 “아직 시즌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시즌이 시작된 후 박하나의 활약 여부를 보고 왈가왈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좋은 슈터의 자질을 갖고 있는 박하나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정신적인 면에서 더욱 강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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