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일반인 계좌까지 불법조회 ‘일파만파’

산업 / 박지원 / 2013-12-16 10:09:25
끊이지 않는 신한銀 계좌 불법조회 논란

계좌 불법조회 대상, 신상훈 전 사장 주변인물?
금융당국, 정치인 계좌 불법조회外 추가 특검 착수
불법조회 사실이면 삼진아웃 적용 영업정지 ‘중징계’


[토요경제=박지원 기자] 신한은행의 ‘계좌 불법조회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신한은행이 지난 2010년 4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조회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된 바 있다. 이처럼 유력 정관계 인사들의 계좌를 불법조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신한은행의 ‘계좌 불법조회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일반인들의 계좌도 불법조회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정치인 계좌 불법조회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외에도 추가로 특별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재차 불거진 신한은행의 계좌 불법조회 논란을 짚어본다.



◇ 정관계 인사 이어 일반인 계좌까지 손대


지난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홍모(70)씨, 홍모(55)씨, 신모(69)씨, 김모(66)씨, 곽모(66)씨 등 5명은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약 2년간 자신들의 계좌를 불법조회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한은행에 본인 동의 없이 8개 계좌를 무단으로 열람한 것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신한은행은 이를 묵살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한은행이 은행법과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는 진정을 금감원에 접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계좌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금감원은 최근 특별검사의 범위와 기간을 확대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계좌 불법조회 의혹을 제기한 5명은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주변인물로 짐작한 자들”이라고 귀띔했다. 이 같은 풍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신한은행이 최고경영진 간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2010년 신한사태 이후에도 신 전 사장과 관련된 자들의 계좌를 불법으로 조회해 온 것이 된다.


이들 가운데 홍(70)씨는 신 전 사장의 은행장으로 재직 당시 부당대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자로 알려져 있다. 재판에서는 부당대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입증됐지만 신한은행은 홍씨 계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조회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의 특별검사로 한동우 회장 취임 이후 불법조회는 전무했다고 선을 그어온 신한은행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지난 11일 신한금융 차기회장으로 최종 낙점돼 연임에 성공한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향후 행보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의 특별검사는 한 회장에게 악영향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기 때문이다.


◇ 신한銀 불법조회, 금감원이 은폐하려 했다?


앞서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박지원, 박병석, 박영선, 정동영, 정세균 등 민주당 중진의원들과 18대 국회 정무위, 법사위 소속 의원들, 고위관료 등의 계좌를 불법으로 조회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신상훈 전 사장을 포함한 신한은행 주요임원들의 대한 계좌도 불법조회의 대상이었다.


문제는 감사위원회의 승인 절차와 고객 본인의 동의 없이 조회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특히 거래내역조회뿐만 아니라 종합고객정보조회, 고객외환조회, 고객여신전체조회, 고객신전체조회 등 매달 20만여 건의 고객정보를 조회했다.


김 의원은 “은행의 경영감사부와 검사부가 내부감사 목적의 임직원 정보 조회를 법으로 허용하고 있지만 이번 문건에서는 적법한 절차 없이 무차별적으로 외부 인사들의 고객정보까지 조회한 것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해 모든 사실관계를 국회와 국민에게 즉각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의 부실·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의혹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7월 종합검사를 통해 2010년 7월~2012년 3월까지 76명이 1621건의 불법조회를 일삼은 사실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24명을 문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입수한 문건에는 당시 금감원이 2010년 4~9월의 조회기록도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돼 금감원이 이에 대한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김의원은 “조회가 이뤄진 시기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영포게이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라 회장의 50억원 비자금 의혹 무마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했던 시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당국이 검사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부실검사’를 했다는 것”이라며 “만약 알고도 묵과했다면 검사 자체가 정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역설하고 금감원의 신속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바와 같이 신한은행의 불법 조회가 이뤄진 시기는 ‘신한 사태’가 터지고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의 권력 실세 그룹이었던 영포라인이 라 전 회장을 비호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던 때였다. 신한은행은 이 시기에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의 계좌를 불법조회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당시 신한은행은 업무와 관련된 정보조회가 많이 이뤄진다는 점, 내부조사결과 정관계 인사들과 이름만 같은 고객이었던 점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금감원의 지난해와 지난 7월 신한은행 종합검사 결과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약 7000건에 이르는 고객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한 전력이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이번 불법조회 논란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금감원, 중징계‧형사고발 등 강경 대응 방침


금융감독원의 특검으로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 논란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한은행은 삼진아웃 조항에 따라 최고 영업정지 수준의 중징계를 받는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써 2번의 기관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어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0년 라응찬 전 회장의 차명계좌 개설과 관련해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라 전 회장에 대해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관련 재재심의위원회 결과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아울러 차명계좌 개설과 관리에 관련된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 26명을 징계하고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기관 경조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후인 지난해 신한은행은 동아건설 자금 횡령 사건 연루로 또 한 번의 기관경고를 받았다. 동아건설 자금 횡령 사건은 동아건설 전 자금부장이 회삿돈 1898억원을 횡령하면서 시작됐다.

박씨는 채권자가 채권 지급을 요청한 것처럼 청구서를 위조, 동아건설 명의의 통장으로 898억원을 빼돌려 477억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이에 동아건설은 “신한은행이 돈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 동아건설 명의의 계좌에 입급했고, 1인당 지급 한도인 14억원을 넘어 지불했다”며 신한은행의 책임을 물었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신한은행에게 관리책임을 묻는 등의 과정을 거쳐 또다시 기관경고 조치를 면치 못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은행에서 정치인 고객 계좌 문제가 벌어져 특별 검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며 “문제가 적발되면 신한은행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고 핵심 책임자는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특검 진행상황과 마무리 시점에 대해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특검 결과 정치인과 일반인 계좌 불법조회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에 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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