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티브로드 '위장운영' 의혹

산업 / 강수지 / 2013-08-12 10:44:57
‘해촉한다’, ‘사업부 운영비 안 준다’ 협력업체 압박

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티브로드 고객센터 구조개선방안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인사·경영 불법 도급관계 맺어


민주당, “위법 센터운영 중단하고 사용자책임 다하라”
티브로드, “사실무근…시행된 적 없고, 본사 지시 아냐”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케이블방송 업계 1~2위를 다투는 태광그룹의 계열사 케이블업체인 ‘티브로드홀딩스(이하 티브로드)’가 협력업체 위장운영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달 23일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합유선방송사업을 영위하는 티브로드는 전국에 고객을 모집·유치하는 22개의 고객센터 그리고 케이블 설치·철거·AS 업무를 하는 25개의 기술센터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이들 센터를 협력업체라고 명명하고 있다”며 “하지만 티브로드는 협력업체의 인사와 경영에 관여하는 등 불법적인 도급관계를 맺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 문건이 공개되고 그로부터 이틀 뒤인 25일에는 노조 활동과 관련된 티브로드 고객센터장들의 발언과 직원들 간의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본사와 협력업체는 업무위탁계약에 의한 원청·하청 관계임에도 본사가 도급관계인 협력업체 사장을 내부발탁·배치전환·외부영입하는 등 사실상의 계열사처럼 운영하고 있다”며 “티브로드가 협력회사를 위장 운영해 불법 간접고용을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센터장과 케이블 기사들의 임금을 활동비 명목으로 티브로드 본사가 직접 책정·지급해왔다”며 “본사가 센터 근로자들에 대한 실적목표제를 직접시행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했으며, 본사에서 센터 부진인력 퇴출제도를 직접 지시하고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은수미 의원 공개한 문건이 증거자료?
은수미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티브로드 마케팅실에서 작성된 ‘고객센터 구조 개선방안’ 문건을 공개했다.
은 의원은 “이 문건을 살펴보면 티브로드가 협력업체의 노무와 인사, 회계까지 관여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센터장(협력업체 사장) 변경 현황’을 자세히 적어 놨다. 변경된 각 센터장 이름과 함께 상당수는 ‘내부 발탁’ 또는 ‘외부 영입’, ‘전환배치’ 등으로 분류돼 있었다. 또 ‘목표관리 문제점’ 부분에서는 ‘센터장 신분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전문 인력 아웃소싱 및 내부 발탁’ 개선안이 제시돼 있었다.
은 의원은 “티브로드는 협력업체 사장을 직접 임명하는 등 협력업체를 사실상 계열사처럼 운영하려 했다”며 “이 문건은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협력업체의 사무실 운영비용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들이 받는 수수료와 인센티브, 활동비 등도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며 “센터장의 활동비는 500만원, 팀장은 1인당 250만원, 직원은 1인당 100만원 등으로 활동비가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이시우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 지부장은 “본사에서는 활동비 명목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지급할 몫을 100만원으로 정한다. 추가로는 그 외 교통비 정도만 지급한다”며 “협력업체의 임금 책정에 티브로드가 관여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는 의무적으로 영업 목표량을 할당했으며 충족하지 못하면 회사를 다니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티브로드 본사가 각 센터에 보낸 문서 확인 결과, “팀별로 방송과 인터넷 부분에서의 목표를 100% 달성하자”며 “팀별로 목표를 달성했을 시 지급되는 인센티브를 책정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또 티브로드가 협력사 직원의 실적이 저조하자 직접 내쫓기 위해 인력구조조정을 계획했던 부분도 드러났다.
티브로드는 ‘고객센터 영업력 강화를 위한 부진 TSC퇴출제도 시행안내(대외비)’라는 문서를 통해서도 “매월 실적이 없는 자와 등급이 낮은 팀장들이 연속으로 2개월 또 연간 누적 3개월 동안 관리리스트에 올라가면 해촉한다” 또는 “센터에서 이 제도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당월 사업부 운영비를 주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협력업체를 압박하고 있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티브로드는 이렇게 위법한 협력업체 운영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을 하루 9시간에서 11시간 근무, 토요일 정상근무 등으로 주당 60~70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게 했다”며 “앞으로 법률전문가와 시민단체 등과 함께 티브로드의 위장운영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위법적인 센터운영 행태를 중단하고 센터 근로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용자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티브로드, “문건은 실무차원에서 작성된 것”
은 의원은 지난달 25일에는 노조 활동과 관련된 티브로드 고객센터장들의 발언과 직원들 간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지난 3월 경기지역의 한 센터장이 직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여러분하고 나하고 풀어나가야지 외부에 나간다고 협의하고 이럴 것도 아니다”며 “티브로드와의 용역계약이 1년 단위로 돼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중간에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원들이)행동 했을 때 그걸 다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있다. 또 “나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다른 센터장은 “티브로드의 모태가 태광인데 (노조가)성공해본 적이 없다”며 “센터 몇 개 날려버리지 않을까 한다. 일단은 실직자 되면서 다른 센터에서 커버해 운영하면 될 것이다. 안 봐도 수순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3월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조가 설립되자, 협력업체 사장들이 노조 가입을 직접 만류하고 나섰던 모습들이다.
노조 조합원과 노조를 탈퇴한 전 조합원의 대화 녹취록에는 협력업체 사장의 금품 지급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티브로드는 위장운영 의혹과 관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각 센터와 업무의 개선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협의를 하기도 한다”며서 “하지만 협력업체의 인사나 임금 결정 등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건은 실무차원에서 작성된 것이다”며 “실제로 시행된 적도 없고, 본사에서 지시를 내린 부분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문서만으로는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의혹이 전혀 확인 되지 않았다”며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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