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축 놓고 서울시-신라 불편한 관계 왜?

산업 / 홍성민 / 2013-07-26 18:22:55
호텔신라, ‘비즈니스호텔’ 못짓는 내막

이부진 숙원사업 벌써3번째 보류에 불편한 기색 역력
신라호텔, “속내는 면세점 확장 통해 매출 증대 꼼수”
“서울시, ‘증·개축 자연경관 훼손·재벌특혜’ 논란 우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삼성그룹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숙원사업인 장충동 ‘비즈니스호텔’ 건립 계획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최근 호텔신라 측은 서울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 부지 내 4층짜리 전통호텔형 비즈니스호텔을 짓기 위해 건폐율 등을 완화해달라는 건립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가 재검토 의견을 내리면서 건립 계획이 보류됐다.

호텔신라 증·개축안은 이부진 사장이 지난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처음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지난 2011년 8월부터 호텔신라 부지 내 4층짜리 전통호텔과 3층짜리 면세점을 포함해 7100㎡ 규모의 장충단 근린공원과 지하주차장을 짓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의 사업다각화, 이미지 제고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즈니스호텔’을 신사업으로 삼으면서 해당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보류로 서울시에 세 번째 발목이 잡히면서 이 사장의 숙원사업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시와 신라호텔간 건립 승인을 놓고 벌어지는 팽팽한 줄다리기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비즈니스호텔’ 건립안 벌써 3번째 퇴짜, 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서울 중구 장충동2가 202번지 일대 남산자연경관지구 내 건축규제 완화 결정안에 대해 보류를 결정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퇴짜다.

호텔신라는 장충동2가 202번지 일대 남산자연경관지구 내 신라호텔 부지에 대해 한국 전통호텔 허용 및 높이를 완화하고 건폐율을 완화하는 내용의 요청을 담아 건립안을 제출했었다. 골자는 남산경관지구 건축기준인 3층·건폐율 30%를 4층·건폐율 40%로 완화해 달라는 것.

하지만 전통호텔 건립안 자체에 대한 논의가 불가능해 호텔신라가 제출한 건폐율 완화 등은 검토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계위는 전통호텔 허용여부, 한양도성과 정합성, 건축계획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검토 의견을 내렸다. 또 해당 부지와 인접한 서울성곽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층수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계위는 호텔신라 증·개축안을 놓고 자연경관 훼손 여부와 재벌 특혜 논란, 숙박업소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으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자연경관지구 건축 계획이 적절한지, 특히 인근 한양도성 성곽과 어울리는지 한양도성도감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구하는 등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결국 보류를 결정했다.

앞서 호텔신라는 지난 2011년 8월과 지난해 7월에도 증·개축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번번이 건물 신축 허가는 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당시에는 중구청을 통해 지금의 면세점 자리에 비즈니스호텔을 짓고 호텔 주차장 부지에 면세점을 새로 짓는다는 건립안을 제출했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부지가 자연경관지구이며, 전통호텔에 대한 기준이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아 도시계획위원회나 건축위원회에서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전통호텔형 비즈니스호텔로 변경해 신청했지만 이 역시 서울시 관련부서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호텔신라는 관련 법에 맞게 계획안을 여러 차례 수정해 서울시에 건립안을 재신청해왔다. 우여곡절 끝에 이번 건립안이 도시계획위원회에까지 상정되기는 했지만 또 다시 보류되면서 사업추진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의 ‘대기업 호텔사업’ 규제? ‘면세점 신축 허가’ 제지?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대기업들의 호텔사업 규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심의 통과가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호텔사업이 각종 규제에 걸려 난항을 겪고 있는 터라 이 같은 입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대기업들은 전통호텔, 복합문화단지, 비즈니스 호텔 등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는 등 갖은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서울시는 일반 상업지 내에 들어서는 일반 관광호텔에 대해 대부분 문제없이 승인을 내주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이 추진 중인 호텔은 일반 상업지가 아닌 위락시설을 조성하기 힘든 학교 등과 인접해 있어 승인이 쉽지 않다. 입지가 문제인 것이다. 서울시는 입지에 대한 엄연한 규정이 있는 이상 기존 입장을 번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호텔신라의 꼼수에 맞서 보류하고 있는 것이고 주장하고 있다. 호텔신라의 건립안 요청의 이면에 비즈니스호텔보다 부대시설인 면세점 확장에 더 맞춰져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매체는 호텔신라가 비즈니스호텔 신축을 통해 면세점의 신축허가를 얻어 내려고 요식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텔신라가 무리하게 비즈니스호텔을 짓는 이유를 호텔신라의 매출 구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전하며, 면세점을 매출확대의 출구로 생각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2012년도 호텔신라의 전체 매출액 2조1897억원 중 면세점 매출은 1조8985억원으로 무려 8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면세점 매출 증가가 호텔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호텔신라는 지난 1월 10일부터 리모델링에 들어가 영업중지 상태에 놓여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해외 시장 진출 기회가 줄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면세점 매출에 기대고 있는 호텔신라가 면세점의 신축허가를 목적으로 매출을 올리려는 ‘꼼수’라는 설명이다.

호텔신라는 오는 8월1일 장충동 호텔신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이 사장의 지휘 하에 이뤄진 리모델링은 지난 1979년 개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호텔신라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비즈니스호텔’ 사업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 사장의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확실한 경영 능력 시험무대가 될 이번 프로젝트에서 서울시와 건립안을 두고 이 문제를 제대로 돌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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