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 골목가게의 등불

산업 / 권희용 / 2015-01-19 10:20:48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전 국정신문 편집장
"경제가 대통령말대로만 되었다면 우리나라 벌써 벌떡 일어났을 겁니다. 공약한 반만이라도 지켰어도 이지경은 면했을 텐데, 쯧쯧…"


동네어귀 작은 밥집 아저씨는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을 보면서 혀를 차고 있었다.


"하긴 대통령이 공약대로 해보겠다고 해도 국민의 뜻이 아니라고 우겨대면서 끝까지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데 별수 없지 뭐.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국회의원 같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국회가 있는 이상 뾰족한 수가 없지…."


밥집아저씨의 관심은 대통령이 하는 말 가운데 오직 경제 분야 언급에 쏠려 있었다. 무슨 구조개혁이니, 청와대 개편이니 하는 따위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 신년에는 서민경제를 위한 정책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 경제정책의 근간을 기초를 튼튼하게 하고 혁신과 균형경제를 구축하는데 역량을 모으겠다고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이것만으로 향후 정부의 경제방향을 점치기는 어렵다. 구체적인 각론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3대 방향은 아주 당연한 골격이다. 그 가운데 밥집아저씨가 기대하는 것은 다름 아닌 '튼튼한 기초'가 명실 공히 다져지느냐에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경제적 허우대를 이루는 표상은 다름 아닌 대기업경제이다.


이른바 재벌에 의한 경제발전이 코리아를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 없는 코리아경제는 빈 깡통에 불과하다. 튼튼한 기초가 없기 때문 이다. 외환위기 이후 소위 자칭 중산층이 와르르 무너졌다. 급기야 소득의 격차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지금까지 빈 중산층 자리를 메우긴 위한 역대정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정책의 초점이 바로 그곳에 모아져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한번 벌어진 격차를 좁힌다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경험적으로 일러주고 있다.


그럴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사회적 불균형과 거기에서 비롯된 명암이 시시때때로 불거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겪는 하나의 진통이라고 한다. 그러니 감내할 수밖엔 없노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에겐 만만찮은 숙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은 튼튼한 경제기초를 다지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한 셈이다. 그런데 국민은 대통령의 말에 심드렁해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귀담아 듣지 않는다.


그러면 밥집아저씨가 반색할 만한 대통령의 말은 무엇일까. 이를테면 장사가 왕창 잘되거나, 세금도 절반으로 깎아주거나, 수도세 전기세도 안 받거나 하는 등등 소득과 직결되는 그 무엇을 정부가 해주는 게 최우선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쉽기는커녕 꿈도 꿀 수 없는 것들이다. 정부도 먹고살아야 한다. 하나의 공인체인 것이다. 국민 없이 나라 없지만, 세금 없이 나라 또한 없다. 그러니 세금을 왕창 깎아줄 방법이 마땅찮은 것이다.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장사가 왕창 잘되게 하면 된다. 장사 잘되는 나라를 만들면 된다. 대통령은. 요행히 수출을 잘하는 나라니까 대기업들이 해외장사를 잘하도록 부추기고 지원하도록 하면 된다. 그걸 전념하면 된다. 대통령은.


대통령이 그렇게 하는데 장관들이 수수방관 할까. 국회의원들이 싸움질이나 하고 있을까. 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늘날 이만큼 살기까지 애면글면하면서 한 일이 바로 그런 것이다.


경제가 더 튼튼하게 되려면, 달리 뾰족한 수가 있다면 다 모아볼일이다. 비정규직 문제, 청년실업문제, 노사문제 등등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기본은 수요창출과 고용창출이 아닌가.


국내에서 갑질이나 해대는 재벌을 털어내고 밖으로 나가 시장을 넓이는 기업에 우선권을 주자는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밥집아저씨네 가게에 빛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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