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문창극 카드, 대통령도 버리나

산업1 / 박진호 / 2014-06-18 23:40:34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강행 입장을 보이던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기류에 변화가 연이어 감지되고 있다.


다음 달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문 후보자의 결단을 요구하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중앙아시아를 순방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총리 임명 동의안 제출 여부를 귀국 후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의 역사관 논쟁에도 불구하고 총리 임명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이는 취임 후 꾸준히 제기된 박근혜 정부의 인사 능력 부재로 인한 ‘인사 참사’ 논란을 의식한 정면돌파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정부 실정의 책임자로 부각된 김기춘 비서실장이 인사 문제와 관련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어지자, 문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이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차기 국무총리에 지명된 후 “박근혜 대통령과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을 위해 한 몸을 바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으나 과거 행적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지며 역사의식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문 후보자가 한 교회 특강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남북 분단에 대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자는 “유감이지만 사과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여론의 분노를 부추겼다.
이후 새누리당은 “강연 전체의 맥락을 보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하며 인사 청문회에서 문제를 가리자고 강조했다. 또한 관련 교회와 관련된 일부 인사들은 “하나님의 역사관으로 볼 때 전혀 문제없으며, 일부에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역공을 펼쳤지만 이러한 주장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문 후보자는 이후 유사한 요지의 발언을 자주 발언했다는 근거가 등장했으며, 역사 인식 외에도 각종 논란이 등장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65%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며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새누리당 지지층에서조차 문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 재검토 결과 발표를 언급하며 한일관계가 다시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언론들은 “문 후보자의 역사 인식이 일본 정부의 주관과 같다”는 평가까지 내놓으며 국민 여론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일부에서는 “대한민국 총리를 임명했는지 일본 총리를 임명했는지 모르겠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인사 청문회를 할 것도 없이 문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인사 문제에 대해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초선 의원들을 비롯한 쇄신파 의원들이 문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등 내홍이 이어졌다. 그러나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들은 인사 청문회를 통해 적정성문제를 가리자는 입장이었고, 청와대 역시 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에 올라있는 동안 총리에 대한 임명 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난 여론과 문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의 임명 동의안 제출을 연기했고, ‘문창극 참극’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뻣뻣한 자세를 유지하던 문 후보자는 결국 지난 15일 돌연 사과에 나서며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은 분들게 죄송하다고 밝혔지만 이미 돌아선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서청원 의원이 문 후보자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하며 입장을 바꿨고 김무성 의원 역시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문 후보를 압박했다. 결국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도 인사청문회 강행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결국 중앙아시아 순방중인 박 대통령도 민경욱 대변인을 통해 “총리와 장관 임명동의안 및 청문요구서는 귀국해서 재가를 검토할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결국 사면초가에 몰린 문 후보자의 거취는 박 대통령의 귀국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총리 임명이 순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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