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특혜논란…멀어지는 은산분리

산업 / 유승열 / 2017-10-12 17:04:54
"금융 적폐청산"…석연찮은 인가과정 드러나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올해 은행권의 메기로 주목을 받았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특혜논란에 휩싸였다.


케이뱅크에 이어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사실상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배 금지) 원칙을 어긴 채 지분거래 옵션 계약을 주주들끼리 맺은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박용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주요주주간 계약은 'KT와 카카오의 인터넷은행 지배'가 목적이다.


KT는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해 각각 30% 안팎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되는 시나리오다.


옵션 행사의 '방아쇠'는 은산분리 완화다. 현행 은행법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한도를 4%, 의결권 없는 지분을 합쳐도 10%로 규정하고 있다. 이 비율을 완화하거나, 인터넷은행은 예외로 두자는 법안들이 정무위에 계류된 상태다.


법안이 통과되면 KT와 카카오가 콜옵션 행사로 지분율을 높여 인터넷은행의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게 계약의 골자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댐이 무너지는 것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되듯, 인터넷은행에 특례를 인정하는 것은 은산분리 원칙을 지키는 데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T와 카카오가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은행 지배를 목표로 인터넷은행 사업에 뛰어들었고, 정부가 공공연히 이를 뒷받침하면서 법 제·개정을 추진하는 '공모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인터넷은행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인가과정에서 '무리수'를 뒀고, 결국 특혜 인가의 문제점을 금융행정혁신위원회도 일부 인정했다.


혁신위는 전날 "금융당국이 케이뱅크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라는 1차 권고안을 발표했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미달로 케이뱅크의 대주주 자격이 안 되는 우리은행을 끼워 넣기 위해 은행법 시행령에 대해 무리한 유권해석을 하고, 나중에는 아예 관련 조항을 삭제한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혁신위의 지적에 대해 "혁신위에서 어떤 내용이 나오더라도 그 내용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인터넷은행 특혜논란에 집중 공세를 펴는 것은 당의 이번 국감 키워드 '적폐청산'과 무관치 않다. KT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점을 들어 인터넷은행에 '금융권 적폐'가 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는 것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인터넷은행은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 활성화 등 정책적 취지에서 도입했을 뿐이라며 부정하고 있다.


또 은산분리는 해묵은 규제로,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에 흐르는 기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