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녀 세대' 경영 승계 속도 빨라져

산업 / 여용준 / 2017-10-11 15:23:04
자녀 세대 계열사 지분 늘어나…임원 승진까지 4.2년<br>"합리적인 경영권 승계 위해 고민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대기업의 경영 승계 속도가 점점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달 말까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의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24개 그룹에서 자녀 세대의 계열사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너 일가가 입사 후 임원으로 승진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4.2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곳 중 1곳은 입사 후 곧장 임원이 됐으며 자녀 세대로 갈수록 승진 속도는 더욱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100대 그룹 계열사 지분 중 자녀세대의 지분이 증가한 그룹 계열사 숫자는 75개에 달했다. 이에 비해 부모 세대의 계열사 지분증가는 17개 그룹, 28건에 그쳐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룹별로는 영풍의 경우 13개 계열사에서 자녀 세대의 지분이 늘어나 가장 많았으며 애경그룹이 9개로 그 뒤를 이었다.


영풍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부사장을 비롯해 자녀 세대 13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이 높아졌다. 애경도 장영신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을 포함한 자녀 세대 9명의 지분율이 상승했다.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에서 지분율 변동은 매수·매도, 상속·피상속, 증여, 설립, 계열편입, 합병 등만 반영했으며 증자와 액면 분할, 주식 배당 등 발행 주식 변화에 따른 변동은 반영하지 않았다.


CEO스코어는 “계열사 지분증가 건수에서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많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게 자녀세대로의 지분승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 평균 29.7세에 입사해 33.7세에 임원 직함을 단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일반 직원의 임원 승진 평균 나이(51.4세)에 비해 무려 17.5년이나 빠른 셈이다.


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오너 일가도 22명에 달해 전체의 11.9%에 달했다.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0.8년), 조현상 효성 사장(0.9년), 임세령 대상 전무(0.8년) 등은 입사 후 1년 내에 임원을 달았다.


세대별로는 재계 1,2세대에 해당하는 부모 세대는 평균 30.1세에 입사해 4.7년 후 임원으로 승진한 데 비해 3, 4세대로 분류되는 자녀 세대는 29.9세에 입사해 33.0세에 임원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규모별로는 30대 그룹 오너 일가의 임원 승진기간은 5.0년이었으나 하위 70개 그룹은 3.4년으로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임원 승진이 빨라진 것에 대해 경영자로써 재직 시간을 늘려 그만큼 경영 수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관계자들은 합리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홍규 한국중견기업연합회 M&A·명문장수기업센터장은 “지배구조 정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경영권 승계 방안도 고려해야 하며 정부, 기업, 기관투자가 등 이해관계자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투명한 경영권 승계를 법·제도적으로 유도할 수 있지만 일부 기업의 재무적 부담을 야기 해 단기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제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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