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잠잠해지니 이번에는 美…수입규제 대폭 확대

산업 / 여용준 / 2017-10-11 13:58:14
美 올해 들어 수입규제 31건…인도와 같은 수준<br>中 사드 보복 잦아들어…자동차·식품 '회복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한국이 중국과 미국 등 최대 무역국가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잦아들자 이번에는 미국이 한국을 향해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가 됐다. 특히 FTA 이후 이같은 규제가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지난 9일 기준 총 31건의 수입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1위인 인도와 같은 수치로 한국 대상 각국 수입규제 총 건수 190건 가운데 16.3%를 차지는 규모다. 미국의 한국 대상 수입규제 건수는 2015년 12월만 하더라도 19건으로 인도의 26건에 크게 뒤졌으나 지난해 올해 들어 간격을 모두 좁힌 것이다.


미국은 올해 한국 대상 각국 신규 수입규제 총 건수 24건 중에서 무려 8건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산 철강과 금속 분야에서 20건의 수입규제를 발동해 이 부문 2위인 캐나다·태국(각 9건)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화학, 섬유, 기계 등 여러 분야로 무역장벽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에도 한국 등 5개 국가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수지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 예비단계에 착수했다.


미국은 이 같은 수입규제 외에도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하며 우리나라 산업을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치광이 전략'까지 거론하며 거칠게 우리 정부를 밀어붙인 끝에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절차 돌입이라는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ITC는 이밖에 한국산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는 세이프가드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 수입에 적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정부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국의 무역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의 사드 보복은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해외판매 감소폭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해외판매(34만1281대) 감소율은 1.3%에 그쳤다. 해외판매 중에서도 국내 생산차 수출(8만2080대)은 45.8%나 늘었고 사드 갈등 등으로 30~40%에 이르던 해외 현지 생산차 판매(25만9201대) 감소율도 10.4%로 낮아졌다.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치처터우탸오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지난달 판매량은 8만5040대로, 8월(5만3000대) 대비 60%나 늘었다.


기아차와 르노삼성 등도 수출기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한 달간 수산물을 제외한 중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1억800만 달러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드보복 여파로 지난 3월 대중국 농식품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감소세가 지속하다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이밖에 라면과 김, 맥주 등 대(對) 중국 인기품목의 올해 8월까지 수출액은 모두 1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농식품 전체 수출액의 18% 수준으로 사드 보복에도 끄떡없이 증가세를 보였다.


사드 보복이 잦아들었다지만 이미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유통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만큼 피해를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입규제는 각국과의 FTA가 발효된 후 오히려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의 경우 협정 발효 전인 1995~2009년에는 한국을 대상으로 연평균 2.6건(총 39건)의 수입규제를 했으나 발효 후인 2010~2017년에는 연평균 5.4건(총 38건)으로 늘었다.


특히 미국은 FTA 발효 전(1986~2012년 30건) 연평균 1.1건에서 발효 후(2013~2017년 32건) 연평균 6.4건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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