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TA 개정 협상” 요구…업계 ‘충격’

산업 / 여용준 / 2017-07-14 15:28:38
트럼프, 한미FTA “끔찍한 거래” 평가…靑 “담담하게 반박, 공동위 구성 어려워”
▲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 시름이 깊어졌다. 지난 13일 현대자동차 수출 선적부두에 자동차 전용선박에 실려 외국으로 수출될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 협상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자동차와 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프랑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문답 중 한미FTA에 대해 “끔찍한 거래”라고 지칭하며 이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나쁜 거래(bad deal)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막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지만 무역에서 한해에 40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거래가 막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긴밀한 거래를 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계들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후 자동차와 철강을 지목하며 불공정한 거래가 이뤄졌다고 말해 관련 기업들은 FTA 경과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9000만 달러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 16억8000만 달러의 9배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011년 86억3000만 달러에서 2016년 154억9000만 달러로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은 3억5000만 달러에서 16억8000만 달러로 37.1% 늘었다.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더 늘어난 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대미 수출은 총 96만4000대로 2015년 대비 9.5% 감소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에 지난해 미국산 자동차 수입은 6만99대로 2015년 대비 22.4%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비관세장벽의 경우 우리나라의 연비 규제는 ℓ당 17㎞로, 미국(16.6㎞)보다 까다로운 편이나 유럽연합(EU)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엄격한 18.1㎞를 적용하고 있고 일본 역시 미국보다 높은 16.8㎞기 때문에 불합리한 규제로 보긴 어렵다.


이밖에 수리 이력 고지는 미국 36개 주(州)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를 이미 시행 중이어서 한국차도 같은 규제를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철강업계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연간 100만t 이하 철강을 미국에 수출했는데 최근 미국 정부의 반덤핑 관세로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미국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착수 건수는 2011∼2013년 3건에서 2014∼16년 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에는 미 상무부가 지난 3월 포스코 후판에 11.7%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매긴 데 이어 4월에는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넥스틸과 현대제철에 각각 24.9%와 13.8%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사실상 모든 종류의 철강제품에 대해 관세를 물린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철강의 미국 수출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 1∼5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액은 4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 상무부에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산 철강이 자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추가로 관세가 부과된다면 철강업계 수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시장은 우리나라 철강 수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한편 청와대는 미국 정부의 주장에 반박하며 담담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한미 FTA가 미 측의 주장대로 무역불균형의 근본원인인지 협정의 효과를 양국이 객관적으로 공동 분석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 무역적자가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게 한미 FTA 때문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FTA보다는 양국 간 경제 전반적인 구조에서 오는 문제로 학계에서는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FTA 개정 협상을 위한 한미 특별공동위원회에 대해서는 당장 여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별공동위 우리 측 의장이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통상교섭본부장인데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논의 당사자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미 FTA 협정의 한쪽 당사자가 특별공동위 개최를 요구하면 ‘양국이 달리 합의하지 않는 한’ 상대측은 30일 이내에 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이 임명되면 공동위를 열자는 내용으로 미국 측에 양해를 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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