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에 잇딴 규제 움직임…업계 반발

산업 / 여용준 / 2018-04-04 09:47:57
이통사 수준 규제 법안 발의…공정위, 포털사 준 대기업 집단 지정<br>"업계 특성 파악 못한 낡은 규제" 반발…'이중 규제' 논란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기업들의 덩치가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포털 사업자에 대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에게 적용하던 경쟁상황평가, 회계정리, 통계보고 등을 적용하는 법안이 검토되고 있다. 포털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규제와 맞물리면서 ‘이중 규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 및 의무를 적용하기로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통사에 적용하던 각종 규제를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에게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ICT뉴노멀법'을 추석 연휴가 지난 후 발의한다고 밝혔다. 뉴노멀법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 2개 법안을 뜻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인터넷 포털은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로만 포괄적으로 분류된 탓에 검색서비스나 모바일 메신저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도 법률상의 의무를 지거나 규제를 받지 않았다”며 규제법안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광고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대형 인터넷 포털에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 의무가 부과된다. 또 이동통신사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시행하던 경쟁상황평가에 포털도 평가 대상으로 추가된다. 이 평가가 시행되면 특정 영역의 시장지배사업자를 밝혀내 규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밖에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서 제휴사(CP사)와 포털 간 공정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되고 통계보고와 회계정리 의무가 부과된다.


김 의원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거대 포털의 광고시장 잠식·불공정 경쟁·이용자 피해 등의 폐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며 “낡은 현행 규제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 <사진=연합>

한편 이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3일 네이버와 넥슨, 호반건설, 동원, SM(삼라마이더스) 등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규제대상인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그 계열사 1980개사 명단을 발표했다.


공정위가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를 실질적인 주주로 본 것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포스코나 KT처럼 ‘총수없는 기업’ 지정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 것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네이버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또 비상장사 중요사항과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기타 기업집단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부여된다.


네이버는 라인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성 자산 증가, 법인신설·인수를 통한 계열사 증가 등 영향으로 대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는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모든 민간기업에 재벌과 총수의 개념을 부여하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자체가 기업집단제도가 탄생한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발했다.


카카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페이스북, 구글, 인스타그램 등 해외 IT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국내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만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기업만 예뻐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IT기업들이 혁신하는 운동장에서 같이 뛸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포털 업계에서는 이 법안에 대해 인허가 대상인 기간통신 사업의 규제 원리를 민간 포털 업계로 확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누구나 진입해 경쟁할 수 있는 포털 산업은 기간통신과 본질이 전혀 다르다. 이미 포털 시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받고 있어 이번 법안은 ‘이중 규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통신발전기금의 부과도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기업에 대한 준조세적 징수를 줄이겠다는 요즘 정책 방향에 역행한다”고 전했다.


김성태 의원 측은 "인터넷 기업의 특수성 때문에 공정거래법 만으로 규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통신이나 인터넷 기업의 규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업계의 특성에 맞춰서 마련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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