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에 몰린 넷플릭스…극장·방송 모두에게 '견제대상'

산업 / 여용준 / 2017-09-28 11:44:15
CBS·디즈니 이어 21세기 폭스도 자체 스트리밍<br>극장 사업자들도 '견제'…시장 편입 어려움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콘텐츠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가 극장과 방송사 모두에게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CBS와 디즈니에 이어 21세기 폭스사까지 반(反) 넷플릭스 진영으로 돌아섰다.


앞서 국내에서는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가 넷플릭스가 배급하고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옥자’의 상영을 거부한 바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요 IT매체들은 21세기 폭스사는 26일(현지시간)부터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은 FX+에서 간판 프로그램 31개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21세기 폭스는 이달 초 출시한 FX+에 ‘디 아메리칸즈’, ‘애틀랜타’ 등 인기 드라마를 대거 포함시켰다. 한 달에 5.99달러를 추가로 내면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다.


외신들은 폭스의 이번 움직임은 방송 시장을 뒤흔든 황소개구리인 넷플릭스에 맞서 기존 콘텐츠 제작사들이 반격에 나선 흐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디즈니도 지난달 넷플릭스와 결별을 선언하고 2019년까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디즈니는 이 스트리밍 서비스에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와 ‘스타워즈’ 등도 추가한다고 전했다.


방송사들 뿐 아니라 멀티플렉스 사이에서도 넷플릭스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6월 국내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당초 CGV를 포함한 멀티플렉스 3사와 개봉을 협의했으나 멀티플렉스 측의 거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옥자’는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소규모 상영관에서만 개봉했다.


CGV 관계자는 “그동안 극장용 영화들은 극장 개봉 후 통상 2∼3주 뒤에 IP(인터넷) TV로 서비스된다”며 “넷플릭스가 이런 국내 영화산업의 생태계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극장과 온라인 동시 개봉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옥자는 6월 29일 개봉 후 전국 111개 스크린에서 3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앞서 지난 5월 28일 열린 제70회 칸영화제에서는 ‘옥자’와 함께 다른 넷플릭스 영화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되자 프랑스 극장협회가 크게 반발했다.


협회 측은 “극장 개봉을 전제로 하지 않은 영화를 경쟁 부문에 초청하는 것은 영화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내년부터는 극장 상영 영화만 경쟁 부문에 초청하겠다고 방침을 바꾸기도 했다.


2015년에는 아프리카 소년병 이야기를 다룬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을 첫 오리지널로 제작해 미국에서 극장과 동시 공개를 시도했다.


하지만 AMC 등 미국 대형 멀티플렉스 4사가 영화 유통 체계를 흔든다며 극장 개봉을 거부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인 ‘범인은 바로 너!’를 제작해 전세계 서비스를 실시한다.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를 제작한 조효진, 장혁재 PD의 컴퍼니 상상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제작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유재석과 이광수, 김종민, 안재욱, 박민영, 구구단 김세정, 엑소 수호 등이 출연해 매회 미스테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는다.


이밖에 넷플릭스는 ‘시그널’의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드라마 ‘킹덤’과 천계영 작가의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의 제작을 발표한 바 있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화되면서 국내 방송사들까지 긴장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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